[관가인사이드]좋은일 하려고 한건데…박재완의 ‘머피의 법칙’

입력 2012-05-29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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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피의 법칙이 따로 있는 게 아니었네요…다 좋은 일 하려고 그러는건데”

기획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최근 박재완 장관이 처한 상황을 이렇게 표현했다. 사정은 이렇다. 총선 전 정치권에서 내놓은 복지공약에 드는 비용을 발표했다는 이유로 선관위로 부터 경고를 먹은 데 이어, 오늘 예정돼 있던 홈쇼핑 출연 건도 같은 정부 기관으로 부터 제동이 걸렸다.

박 장관은 29일 홈쇼핑에 출연해 중소기업 제품 판매를 돕기로 돼 있다. 이번 달 중순 페이스북을 통해 “홈쇼핑에 출연해 캐시몹(cash mob)을 시도하겠다”고 밝혔으나 이번에는 방송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딴지(?)를 걸었다.

박 장관의 홈쇼핑 출연은 방통위의 규정에 위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홈쇼핑에 대한 방송심의 규정에 출연제한 조항에 따르면 ‘공무원은 상품 소개 및 판매방송에 출연할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박 장관은 결국 상품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 없이 당초 취지인 중소기업 상품을 많이 애용해 달라는 호소 수준의 말만 했다. 쇼핑호스트로 변신해 역대 장관 최초로 홈쇼핑에서 물건을 판매하는 진풍경을 놓친 것이다.

이와 관련 재정부 관계자는 “기획 단계에서 부터 쇼호스트가 아니라 게스트로 출연하려고 했다”면서 적극적인 행동을 보이지 못한 부분에 아쉬움을 달래기도 했다.

어쨌든 박 장관은 이번 출연으로 중소기업을 돕겠다는 당초 취지를 살렸다. 재정부도 해당 규정이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상품소개 및 판매방송에 출연하는 경우’는 예외로 허용하고 있어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방송을 보고 난 뒤에 판단하겠다’는 유보적인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방송 여부는 아직까지 불투명하다. 판매되는 제품의 경쟁사들도 눈을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어 현재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올해 들어 계속되는 박 장관의 ‘머피의 법칙’에 대해 한 공무원은 “복지공약 비용 발표나 홈쇼핑 출연 모두 좋은 뜻을 갖고 하는 일인데 왜 이렇게 정부가 만들어놓은 규제에 걸리는 지 모르겠다”며 “이런 일이 징크스가 될까봐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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