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도 낮은 유럽 기업들이 미국에서 대출 받는 규모가 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S&P캐피털IQ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 25일까지 유럽 기업들이 미국에서 이용한 레버리지론 규모는 144억유로로 2011년 전체인 67억유로의 두 배가 넘었다.
이는 레버리지론이 한창 번성하던 지난 2007년의 122억유로 이래 최대다.
레버리지론은 통상 기업의 인수·합병(M&A) 시에 M&A 대상 기업의 자산을 담보로 빌리는 자금이다.
기업들은 그러나 3년째로 접어든 유럽 재정위기로 시장이 불안해지면 M&A를 꺼리는 추세다.
따라서 최근에는 기존 대출을 새로 경신하는 경우에 이용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불안이 지난 수개월간 지속되면서 역내 기업들이 미국에서의 대출을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럽을 둘러싼 불안은 최근 1개월간 특히 높아졌다.
그리스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에서 이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증폭됐다.
유로존 4위 경제국인 스페인 은행권의 취약성까지 불거지면서 구제금융을 신청할 수 있다는 우려 역시 고조됐다.
스페인 정부는 자국 내 3위 은행인 방키아에 190억유로를 추가 지원해 국유화를 공식 선언했다.
정부는 앞서 45억유로를 지원해 방키아 지분의 45%를 매입하는 등 은행권 불안을 진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전문가들은 방키아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 지원으로 은행권 지원 규모가 앞으로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WSJ는 결과적으로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지원 규모가 정부의 능력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유럽 기업들이 미국으로부터 레버리지론을 이용하는 규모가 증가하면 역내 채권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WSJ는 지적했다.
투자자들이 유럽 채권을 꺼리면서 금리는 올라가고 결국 기업들의 자금 조달난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