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는 30일(현지시간) 급락했다.
스페인과 중국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증폭된 가운데 달러화 강세가 이어진 영향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7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2.94달러(3.2%) 떨어진 배럴당 87.8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7개월래 최저 수준이다.
신용평가사 이건 존스는 전날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이로 인해 스페인 금융시장이 크게 흔들리며 국채 금리가 올랐고 마드리드 증시는 2.67% 급락했다.
스페인 중앙은행 총재는 방키아 은행의 국유화에 대한 비난 여론 속에 임기를 한달 앞두고 조기 사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로 달러가 강세를 보이면서 상품 투자 선호도가 후퇴했다.
최근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대규모 경기 부양책은 없을 것이라는 보도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미국의 주택지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유가 하락의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국 잠정 주택매매 지수(PHSI)는 전달보다 5.5% 떨어져 4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낙관론과는 거리가 있어 원유 수요 감소 전망을 불러왔다.
미국 에너지부는 미국의 공급량이 지난주 100만배럴 늘어나 3억8350만배럴이 됐을 것으로 전망했다.
트래디션에너지의 애디슨 암스트롱 시장리서치 이사는 “지난주 공급이 100만배럴 늘어나 재고가 22년래 최고를 기록했다”며 “많은 재고량과 경제전망 약화를 볼 때 유가가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전했다.
그는 “유가를 압박하는 달러 강세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