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저축銀 매각 ‘김석동의 착각’

입력 2012-05-31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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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냉랭한데 “관심있는 곳 있다”자신감

‘서민금융 역할’언급하며 ‘압박’모양새도

“여러 회사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내색을 안해야 싸게 사니깐….”(김석동 금융위원장 30일 은행연합회관 행사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금융정책·감독 실패 책임을 은행에 떠넘기지 말라!”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30일 성명서 배포)

“깊이 들여다 본건 없다. 매각 공고가 난 상황도 아닌데…. ”(A금융지주회사 관계자)

저축은행 매각을 둘러싼 김석동 위원장의 자신감에 찬 발언이 이목을 끌고 있다. 최근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에 관심있는 금융회사들이 분명히 있음을 확언하고 있지만 정작 금융권 분위기는 냉랭하기만 하다.

김 위원장은 30일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한 공식 행사를 마치고 이달 초 문을 닫은 솔로몬·미래·한국·한주 저축은행의 매각이 차질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

“입찰에 들어오는 사람이 말하고 하나요? 부실을 다 털어줍니다. 원하는데로 해주겠다는데… 예보 사장이 새로 갔으니깐 잘 팔아줄 것으로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은 금융회사들의 ‘입맛에 맞는’ 가격 조정을 매각 포인트로 짚고 있다. 그리고 김 위원장 스스로 ‘에이스’라고 칭한 김주현 신임 예보 사장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금융회사 분위기는 김 위원장 생각과 온도차이가 있다. 문제는 금융회사들이 우려하는 부분은 저축은행을 인수하기 전이 아니라 그 다음이다. 금융회사들이 자산부채이전(P&A) 방식을 통해 원하는 부분만 고른다고 해도 경영 정상화하는데 시간을 소비할 수 밖에 없을 뿐더러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도 크게 못 보기 때문이다. 실제 어윤대 KB금융 회장도 최근 지난해 인수한 KB저축은행이 적자라고 언급해 추가 인수에 부담감을 드러냈다. 또한 부실처리에 나서야 하는 예보도 기금부족이 문제시 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금융회사들의 요구를 모두 수용할 수 없는 입장이다.

금융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1·2차 구조조정 당시에도 ‘정부가 부실을 모두 메워주는 만큼 저축은행 인수는 호박이 넝쿨째 굴러들어 오는 것’이라며 비현실적인 상황 인식을 드러낸 바 있다”며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부실을 금융산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폭탄 돌리기 식의 구조조정이 아니라 정상적인 절차와 방법을 통한 처리방식을 선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지주회사들도 저축은행 인수를 통해 서민금융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겁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금융권의 화두인 ‘서민금융’을 금융회사들의 약점(?)으로 잡고 인수 명분을 부여하고 있다. 저축은행 업권은 최근 2년여에 걸친 구조조정으로 금융시장에서의 이미지는 훼손됐고, 기존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란 먹거리 외에 뚜렷한 영업방향을 찾지 못하고 있다. 향우 제한적인 할부금융 등 추가적으로 경쟁력 있는 부분에서 업무를 허용하겠다고는 하지만 부담을 떨치기엔 역부족이다.

한 금융지주사 관계자는 “M&A라든지 P&A는 굉장히 조심스러운 것”이라며 “아직 매각공고가 나지 않은 상황에서 방향을 미리 설정하는 건 무리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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