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19대 국회서 반시장·반기업 '떼법' 봇물

입력 2012-05-31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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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규직·최저임금 등 17개 법안 발의…기업 투자위축 악영향

19대 국회 임기 시작과 동시에 여야가 반기업·반시장 정책을 앞 다퉈 쏟아냈다. 새누리당이 발의한 희망사다리법 12개중 9개가 경제관련 법안이다.‘사내 하도급 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사내 하도급법)을 비롯해 4개가 비정규직 희망사다리법이다. ‘하도급 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 등 5개는 중소기업·중소상인을 위한 법이다. 민주통합당도 민생법안 19개를 발의했는데 그중 8개가 경제와 관련돼 있다. ‘최저임금법’ 등 4개는 고용안정을 목적으로 하고 ‘유통산업발전법’ 등 4개는 중소기업·소상공인과 연관돼 있다.

여야가 이처럼 경쟁적으로 내놓은 법이 기업의 투자를 위축시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실제로 국회예산정책처가 내놓은 2012년 수정 경제전망에 따르면 중기 설비투자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설비투자 증가율은 2004~2007년 평균 6.7%에서 2007~2011년 5.6%로 1.1%포인트 줄었다. 2112~2016년에는 평균 5.0%로 하락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새누리당의 사내 하도급법에는 경영계와 노동계가 모두 반발했다. 이 법은 사내하도급 근로자를 차별할 때 노동위원회에 차별 신청을 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문제는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협력업체의 정규직이라는 점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사내하도급 근로자는 차별 문제의 비교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협력업체에 소속돼 있어서 원청업체와 사내하도급 근로자 사이에 고용관계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노동계도 반발했다. 노동계 한 관계자는 “사내하도급을 사용하는 대기업에게 면죄부를 주기 위한 법”이라며 “사내하도급이 경제적 계약 관계 형태이지만 일종의 간접 고용인데 비정규직 영역에 포함시켜 사업주에게 면죄부를 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최저임금 인상과 실업급여 보장 확대 등의 법안을 내놨다. 이들 법에는 국회에 제출할 때 함께 첨부해야 하는 ‘법안비용추계서’가 빠져 있다. 비용이 얼마가 들어갈 지 예측하지 않고 발의했다는 의미다. 비용추계서가 누락돼 있어 국회 내에서 “여야가 1호 법안을 주창하면서 성급하게 제출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김정호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이번 법안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대기업은 투자가 줄면서 일자리를 줄일 것이고 중소기업은 최저임금법 등으로 인해 비용이 증가해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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