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 부동산 대책’ 발표 후 20일 박재완·권혁세 엇갈린 평가

입력 2012-05-31 11:04 수정 2012-05-31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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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5·10 주택거래 정상화 대책 발표 후 20여일이 지난 지금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엇갈린 평가를 내려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10일 재정부·국토해양부·금융위원회 3개 부처 합동으로 서울 강남권 투기지역 해제를 비롯해 아파트분양권 전매제한 완화·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 등을 담은 ‘주택거래 정상화 정책’을 내놓았다. 그러나 20여일이 지났지만 부동산 시장에 미친 영향은 매우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당시 대책을 이끌었던 박 장관은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대책의 효과가 부진해 추가적인 대책이 더 필요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부동산 대책에 추가할 것은 별로 없는 거 같다. 정부로서 할 만한 것은 다했다”고 밝혔다.

반면 권 원장은 29일 “부동산 관련 규제를 현재보다 더 완화하더라도 부동산 투기가 일어날 가능성은 현재로선 낮다고 본다. 더 어려운 상황이 오기 전에 선제적으로 더 과감하게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부동산 거래 자체가 끊긴 상황이며 부동산 연착륙에 실패하면 일본의 장기 불황이 우리나라에서 재현될 우려가 높다는 것이다.

권 원장은 이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폐지가 국민 정서에 발목이 잡혀 있다”, “부동산을 팔려는 사람에 대한 규제를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부동산을 사려는 사람에 대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나 그는 DTI(총부채상환비율·소득 수준에 따라 대출 한도를 규제하는 제도)에 대해서는 “가계 부채가 급증할 우려가 있다”며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권 원장은 부동산 문제에 대해 크게 걱정하고 있다”며 “정부의 주택거래 활성화 대책이 전반적으로 여전히 미흡하고 앞으로 더 많은 대책과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정부와 금감원 수장의 엇갈린 평가에 대해 부동산 업계는 냉소적인 방응이다. 우선 DTI, LTV(주택담보대출비율) 규제까지 풀어도 거래 촉진이 될지 미지수인 상황에서 정부의 이번 부동산 대책에 해당 내용이 빠져 ‘앙꼬 없는 찐빵’이라며 강한 불만을 제기한 상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또 “부동산 시장이 침체 일로를 걸어 죽을 맛인데 권 원장이 DTI를 완화해야 한다는 주장도 아니면서 실속 없는 부동산 관련 비판의 목소리를 내 허탈하다”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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