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직장인들의 관절은 항상 피곤하다. 하루 반나절 이상을 컴퓨터만 보며 앉아서 근무하다보면 허리와 골반, 목 등에 무리가 가게 마련이다. 몸이 굳어지고 혈액순환이 원활치 못하다보면 단순히 뻐근함을 넘어 만성적인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또 뭉친 근육과 관절을 충분히 풀어주지 못하는 경우 관절피로는 더욱 쌓여 각종 관절질환을 일으킨다.
출퇴근길부터 직장인들의 관절건강은 위협받는다.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직장인들은 좌석에 앉게 되면 잠을 이기지 못하고 꾸벅거리기 일쑤. 이런 습관은 목에 무리를 줄 수 있다. 목은 약간만 기울어져도 머리무게의 5배 이상의 하중을 받게 된다. 또 급정차로 인해 고개가 갑자기 젖혀지면 자칫하다간 목 근육의 통증이나 인대 손상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한 경우 목 디스크는 물론, 머리 부위의 정맥류를 압박해 혈액 순환을 방해하면서 신경성 두통까지 유발한다.
이정준 바로병원 원장은 “목에 충격이 전해졌을 때는 목을 2번 이상 돌려 굳어 있는 근육을 이완시켜 줘야 한다”며 “출퇴근 시 졸음을 참을 수 없다면 기둥이나 벽에 목을 기대어 자도록 하고 올바른 수면습관을 들여 이동 중에 잠을 청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러한 자세로 컴퓨터 모니터를 장시간 응시하다보면 목이 아래로 꺾이면서 뒷목 근육과 인대가 늘어나 통증이 발생한다. 또 잘못된 자세가 습관적이 돼 반복되면 C자로 만곡을 유지해야 될 목뼈가 일자로 변형되는 ‘거북목 증후군’이 생길 수 있다. 거북목 증후군은 목과 어깨의 지속적인 통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목디스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반대로 목이 일자로 서게 되는 ‘일자목’도 예방이 필요하다. 주로 책상에 엎드려 잠시 잠을 청하는 경우에 많이 발생한다. 척추와 목뼈 뿐만 아니라 그 주변의 근육, 인대 등에 무리가 가며 머리에 산소와 영양분 공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피로감을 쉽게 느끼게 한다.
책상에 오래 앉아 집중해서 문서를 읽거나 컴퓨터를 사용하게 되면 뒷목이 뻣뻣하고 뒤통수가 당기는 통증이 반복되기도 한다. 이런 경우 많은 사람들이 뇌출혈이나 뇌경색을 의심하지만 근육이 뭉치고 딱딱해져 ‘근막동통증후군’일 수 있다. 사무실에서 일하는 도중에 통증을 느낀다면 통증 부위를 엄지손가락으로 10초 동안 5~6회 정도 힘껏 지압을 해주면 일시적인 완화효과를 볼 수 있다.
◇ 30~40대 여성직장인 어깨통증…석회화건염 주의 = 어깨 통증도 낮밤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아 일에 매달려야 하는 직장인들이 흔히 호소하는 증상이다. 50대에 주로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30대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발병률이 높아지고 있다. 목디스크와 증상이 비슷하고 MRI나 X-ray를 찍어도 별다른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조기에 치료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30~40대 여성들의 경우 ‘석회화건염’을 주의해야 한다.
석회화건염이란 어깨를 회전시키는 역할을 하는 힘줄 4개 중 하나인 극상건 안에 돌이 생기는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밝혀진 바 없으나 어깨 힘줄에 혈류가 감소해 산소 공급이 줄어들어 힘줄 세포가 연골 세포로 변하고 다시 연골 세포에 석회질이 침착된다는 설이 있다.
급성 석회화건염은 25~45세 젊은층, 특히 30세 이상의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 통증이 심해 팔을 움직이는 모든 동작에서 심하게 제한 받는다. 칼로 도려내는 듯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잠을 자다가 깨기도 하며 통증을 참지 못해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한다.
석회화건염은 증상이 가벼울 때는 체외충격파 치료를 통해서 치료가 가능하지만, 증상이 심각할 때에는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이 필요하다. 관절내시경수술은 초소형 카메라가 달린 관절내시경을 손상 부위에 삽입한 후, 관절 상태를 직접 모니터로 보면서 손상된 부위를 치료하는 수술법이다. 절개 부위가 1cm 미만이며, 모니터를 통해 관절 속을 확대해 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김민수 웰튼병원 인공관절센터 소장은 “평소 어깨에 부담을 주는 무리한 자세를 피하고 꾸준하게 스트레칭과 근력강화 운동을 한다면 석회화건염을 예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칭법으로는 양쪽 어깨를 3회 가량 올렸다 내리는 어깨거상운동과 선 자세에서 통증이 있는 팔을 아래로, 건강한 팔을 위로해 수건을 잡은 후 건강한 팔을 위로 뻗어 아픈 팔이 따라오게 하는 동작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