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청명한 봄 하늘이 18년 만에 시민들 곁을 찾았다. 매년 봄이 되면 우리 하늘을 괴롭혔던 중국발 황사가 올해는 거의 발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31일 기상청 관계자는 “기상청은 하절기로 넘어가는 현 시점에서 볼 때 올 봄 서울을 비롯해 국내에 큰 영향 준 황사는 없었다”고 밝혔다.
올 봄 황사가 나타나지 않은 것은 한반도 동·서해에 위치한 고기압의 세력이 평년에 비해 강했기 때문이다.
장현식 기상청 통보관은 “봄·가을이 되면 동해와 서해에 고기압이 발달해 ‘동서고압대’를 형성한다. 예년에는 봄 마다 북(중국 대륙)쪽에서 내려오는 대륙성 고기압의 세력이 한반도 인근에 위치한 고기압보다 강해 황사가 자주 나타났다”고 말했다.
장현식 통보관은 이어 “그러나 올해엔 유독 중국대륙 쪽에서 남하하는 고기압의 세력이 우리나라 동서고압대 보다 상대적으로 약해 흙먼지 바람이 서진하면서 중도에 사라져 황사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이상기후 현상은 아니며 지난 2003년에도 이와 비슷한 기후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통보관은 또 “특히 올 봄에는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하는 고기압의 세력도 약해 동해와 서해에 위치한 고기압을 밀어내지 못했다. 결국 ‘동서고압대’의 세력이 유독 강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로 인해 1994년 이후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과 타 지역에 끊임없이 나타났던 황사는 자취를 감췄다. 18년 만에 황사 없는 서울의 봄이 찾아왔고 수도권 거주자를 비롯해 타 지역 사람들도 황사 없는 봄을 만끽했다.
올해 청주나 속초 등에서 0.3일 정도 일시적으로 잠시 나타났다 사라진 농도가 옅은 황사는 있었지만 2002~2011년 기준으로 3~6일간 계속되던 주의보·경보급의 황사는 없었다.
장현식 통보관은 “다음달부터 하절기로 접어들면서 습해지고 장마도 찾아오기 때문에 올 봄 황사는 사실상 끝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황사는 중국대륙을 비롯해 몽골의 사막지역에서 발생한 흙먼지가 상승기류를 타고 편서풍을 통해 우리나라로 날아오는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