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외환은행 지분 때문에 난감한 입장에 처했다. 외환은행 노동조합이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일괄 매각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하나금융 특혜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라고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매각 지침에 정해진 마당에 한은이 외환은행 지분을 장기 보유하는 것도 부담스럽다. 한은으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난국에 빠진 셈이다.
▶본지 5월30일 3면 참조
김기철 외환은행 노조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성명서를 통해 “한은이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을 하나금융에 헐값으로 매각할 가능성이 크다”며 “론스타에서 시작된 거대한 금융 스캔들의 완결판이다”고 밝혔다.
한은이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6.12%(3950만주)의 취득원가는 주당 1만원이다. 노조는 주당 8000원 초반인 현 시점에서 지분을 매각한다면 특혜일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한은은 외환은행 노조의 성명 발표로 한 때 매각 시기와 대상은 정해진 바가 없다는 내용을 담은 해명자료 배포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해명자료 배포로 구설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에 내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외환은행 노조의 비판을 차치하더라도 한은이 외환은행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것도 쉽지 않다. 기획재정부가 매각 지침을 한은에 일임한 상황에서 아무런 대책도 취하지 않을 경우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지난 2010년 국정감사에서는 한은이 외환은행 주식을 20년 이상 장기 보유하고 있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한은 관계자는 “한은은 공적기관으로서 외환은행 주식 매각은 법적 절차에 따라 신중하게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