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채용의 머니전쟁]‘低PER株’의 진실

입력 2012-06-01 11:44 수정 2012-06-15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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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용 증권부 차장

“증권거래소가 지난 1월 606개 상장회사의 PER(Price Earning Ratio, 주가수익비율) 수준별 주가 상승률을 조사한 결과, 시장 전체의 월말 가중 평균 주가는 연초 대비 5.6% 올랐다. 반면 PER 7배 이하의 저PER 종목 70개사의 주가는 31.8% 상승했다”. 1992년 2월 모 경제지 증권면 기사의 일부다.

그해 주식시장이 개방되면서 여러 변화가 있었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PER의 등장이다.

당시 외국인 투자자들은 연합철강, 삼나스포츠, 태광산업 등 PER가 낮은 종목들을 쓸어 담으면서 주가를 폭등시켰다.

증시 개방을 전후해 저PER주는 너나 할 것 없이 3∼4배씩 폭등하면서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저PER주 찾기 열풍이 몰아쳤다.

PER는 주가가 이익에 비해 싼지 비싼지를 판단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하는 투자 지표다.

현재의 주가를 EPS(Earning per Share,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인데, 여기서 EPS는 회사의 연간 순이익을 총발행 주식수로 나눈 수치다. 한마디로 PER는 주식 1주의 가격이 주당순이익의 몇 배인가를 나타낸다.

일반적으로 고(高)PER는 기업이 영업활동으로 벌어들인 이익에 비해 주가가 높게 평가됐다는 의미고 반대로 저(低)PER는 이익에 비해 주가가 낮게 평가됐다고 보면 맞다.

워런 버핏, 피터 린치와 함께 ‘3대 전설’로 꼽히는 미국 투자자인 존 네프는 “헷갈리면 저(低)PER주를 골라 투자하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실제로 PER가 낮은 주식(저PER주)이 PER가 높은 주식(고PER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는 꽤 많다. 국가와 산업별 연구는 물론 비교 기간도 5년에서 20년까지 다양한 만큼 꽤 신빙성이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추세나 기대감을 쫓기보다 저PER주에 장기 투자하는 이른바 가치투자가 시장수익률 보다 투자성과를 거두고 있는 실제 사례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문제는 저PER주라고 해서 무조건 저평가돼 있는 상태는 아니라는 점이다.

투자지표로서 PER의 한계는 분모로 사용되는 주당순이익이 클수록 낮아지는 산출방식에서 비롯된다.

쉽게 설명하면 기업이 적자를 내더라도 부동산 매각 등 영업외 수익을 통해 당기순이익이 흑자일 경우 PER는 떨어진다.

실제로 저PER 종목의 상당수가 이익 대비 저평가 됐다기 보다 이익이 불안정한 종목들이 많다. 따라서 PER의 높고 낮음만으로 투자대상을 선정하는 것은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기업의 성장성, 영업전망 등 미래의 기업가치 보다 과거 실적만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명확하다.

증권사나 증시 전문가들이 저PER라는 이유로 특정 종목을 추천하는 사례가 꽤 많다. 결론만 얘기하면 PER는 투자의 보조 지표에 불과할 뿐 맹신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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