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국민 1인당 명목소득은 2만 달러 수준이지만 구매력을 고려한 실제 생활수준은 3만 달러대로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특히 국내 전기, 수도 등 인프라 비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이 과소비나 재정부담 증가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적정 수준으로 점차 조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3일 '명목소득은 2만 달러, 생활수준은 3만 달러-실질구매력으로 본 한국의 생활수준'이라는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는 OECD가 지난해 발표한 2008년 기준 구매력평가 부문별 주요 생필품 가격을 비교해 한국의 '의ㆍ식ㆍ주ㆍ복지ㆍ문화'의 소비가격 수준을 평가했다.
우리나라 의류 및 신발 가격은 구매력 평가 기준으로 OECD 평균보다 10% 낮다. OECD 평균을 100으로 놓았을 때 의류 및 신발가격은 90으로 미국(83)보다 높지만 영국(103), 일본(154)보다 낮은 수준이다.
식료품 가격은 OECD 평균보다 3% 높다. 미국은 85, 일본은 164, 영국은 105이다. 세부 항목별로 보면 우리나라는 곡류(89)를 제외하고 고기(164), 우유·치즈·계란(122), 과일·야채·감자(120) 등이 모두 OECD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기호식품인 주류 및 비주류 음료의 가격 수준은 OECD 평균보다 각각 20%, 33% 높다. 하지만 담배 가격은 51% 싼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주택, 수도, 전기, 연료비는 구매력평가 기준으로 OECD 평균보다 47% 쌌다.
특히 수도, 전기, 연료비는 53으로 일본(91), 영국(118), 미국(93)에 크게 못미쳤다. 자동차·기차·차량 등 운송 서비스, 운송장비 및 유지 관리비 등을 포함한 광의의 교통비는 OECD 평균보다 30% 낮게 나타났다.
그러나 명목기준 주거 임대료는 방 3개짜리 월세 아파트를 기준으로 우리나라가 2602달러로 영국(2144달러), 일본(1791달러)보다 비쌌다.
의료 서비스와 의료용품을 포함하는 의료비는 OECD 평균보다 48% 낮아 의료비 부담도 한국이 선진국에 비해 적다. 우편·전화·팩스 장비 구매 및 서비스 관련 비용을 모두 포함하는 통신비는 41%, 오락 및 문화 관련 비용은 24%, 음식 및 숙박 서비스 가격은 5% 각각 싸다.
보고서는 "2011년 기준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2만2778달러로 세계 34위로 평가돼 선진국과 차이가 있지만 구매력평가를 기준으로 한 GDP는 3만 1714달러(25위)로 일본, 영국 등 선진국 수준에 근접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