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스스로 학습하게 하라

입력 2012-06-04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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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의신 사회생활부장

교육기업인 재능교육의 ‘스스로 학습법’의 원리는 매우 단순하다. 주입식 교육이 아닌 원리이해 위주의 교재를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여기서 학습지 선생이나 부모는 교사가 아닌 동기부여자의 역할만 한다. 격려와 지원이 이들의 주 임무다. 아이는 문제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스스로 익힐 수 있게 된다. 여기에서 오는 성취감이 아이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갖고 있던 잠재력을 스스로 발산하는 게 핵심이다.

‘스스로 학습법’은 선보인지 10년이 훨씬 넘었음에도 재능교육이 하는 모든 사업의 기본적인 시스템으로 여전히 적용되고 있다.

국회가 개원하자 마자 또 다시 대형마트와 기업형슈퍼마켓(SSM)의 영업제한을 늘리겠다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민주통합당 이용섭 의원이 대표 발의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다.

개정안은 현재 월 1~2회 쉬도록 의무화 한 것을 3~4회로 늘리고, 영업시간 제한도 현재 0시~오전 8시에서 오후 9시~오전 10시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이 의원이 대표 발의했지만 민주통합당 소속 의원 127명이 전원 찬성한다고 서명했기 때문에 국회에서 통과될 가능성도 크다.

현재의 영업제한 규정은 지난 4월 발효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에 따른 것이다. 이후 갓 한달밖에 안 돼 더 강화된 법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아마도 5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 강제휴무제가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때문인 것 같다.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을 보호하겠다고 법을 개정했는데, 실제로 이들이 얻는 효과가 크지 않다는 목소리를 들은 듯 하다. 모두가 알고 있듯 지난 법 개정안도 총선을 염두에 둔 것이다.

서민의 표심을 잡아보겠다는 요량이었는데 생각보다 효과가 크지 않으니 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는 정치권으로서는 더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했들 법하다.

규제를 더 한다고 해서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이 살아날까. 보다 근본적인 무언가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닌가.

최근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전통시장육성사업평가’를 주목할 만하다. 정부는 2002년부터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해최근까지 모두 1조3500억여원을 쏟아부었다. 두가지 사업이 전개됐는데 하나는 시설현대화고 다른 하나는 경영혁신지원사업이다. 둘이지만 사실상은 시설현대화가 주요 사업이다. 여기에만 80% 이상을 썼다.

그런데 평가서에 따르면 막대한 사업비를 투자하고도 전통시장의 환경은 더 나빠졌다. 2006년 1610곳이던 전통시장은 지난해 1517곳으로 감소했다. 총 매출액도 2006년 29조8000억원에서 24조원으로 줄었다.

국회예산정책처가 분석한 바에 따르면 시설현대화 사업은 전통시장 활성화에 거의 도움을 주지 못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정부의 전통시장 지원방향을 시설현대화 사업 중심에서 판매 제품을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영세 전통시장 지원 법적 근거 마련 △전통시장에 대한 정부 지원 범위 명확화 △지자체와 연계한 전통시장 육성사업 추진 △전통시장 상인들의 참여를 전제로 한 지원체계 강화 등을 전통시장 개선사항으로 꼽았다.

국회예산정책처는 처방은 적절한 것으로 보인다. 전통시장이 스스로 설 수 있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이다.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역할을 정부가 하겠다는 것이다.

홀로 서는 것은 전통시장 구성원들의 몫이다. 이런 사업이 제대로 되면 대형마트나 SSM 영업규제 같은 것은 굳이 할 필요가 없다. 더욱이 지금의 정치권의 행태는 시장원리를 짓밟는 것임은 물론 가장 중요한 소비자의 선택권마저 철저하게 무시하고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무리수를 둬가면서까지 대형마트를 어떻게 규제할 것인가를 찾기보다, 전통시장이 ‘스스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아주는 게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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