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학기술부는 지난해부터 다양한 기업·기관과 수십 건의 ‘고졸채용 업무협약 양해각서(MOU)’을 체결했다. 실업계 고교 졸업생들의 취업을 높이겠다는 정부의 정책 의지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기업 입장에서도 좋고 사회적으로도 학력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하지만 기업들의 시각은 정부와 다소 온도차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고졸채용 계획을 밝힌 한 기업 관계자는 “정부가 하겠다고 하는데 사실상 협조"정부가 워낙 강력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데 떠밀려 기업들이 급하게 채용을 늘린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실제 상당수 기업은 정확한 고졸채용 계획이나 지난 채용에서 고졸 비율 등을 공개하길 꺼리는 상황이다. “고졸 채용이 적을 경우 정부 정책에 협조하지 않는 것처럼 비춰질 수도 있고 마치 부도덕한 기업으로 낙인찍힐 우려가 있어 선뜻 공개하기 힘든 상황”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속내다.
여전히 상당수 기업에서 고졸자는 생산직 등 비교적 육체노동에 가까운 일을 한다. 여전히 많은 기업들이 생산직종에 고졸채용이 집중돼 있고 고졸과 대졸을 임금과 승진 등에서 동등한 대우를 하겠다는 기업은 극히 일부 기업에 그친다.
사실 이번 정부 들어 고졸 채용 규모는 크게 감소했다. 올해 3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발표한 '고졸 청년 취업실태 분석 결과'를 보면 고졸자 고용률은 2003년 65%에서 2007년 63.5%로 떨어졌고 2011년에는 59.1%까지 내려갔다. 기업들의 속내를 읽을 수 있는 부분이다.
절대적인 수치에서도 갈 길이 멀다. 한국고용정보원이 비슷한 기간 대졸자들의 고용률을 분석한 자료를 살펴 보면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상위 대학은 각각 83.9%와 82.5%의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서울 소재 4년제 대학도 80.2%로 양호했다.
한편 현재도 심각한 인력난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 업계는 대기업 및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고졸채용 MOU를 걱정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한 중소 제조업체 관계자는 "대기업 문이 열렸는데 중소기업이 학생들 눈에 들어오기나 하겠느냐"며 "고졸 구직자들도 대졸자처럼 눈높이가 높아지는 건 아닐지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