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돼먹은 영애씨’가 ‘시즌 10’까지 롱런할 수 있던 비결은 성공적인 시즌제 시스템과 디테일의 힘이다. 보통 한 시즌이 4~5개월 간 방송되는데, 매 시즌 사이 물 흐르듯 연결되는 하나의 큰 스토리와 더불어 매 시즌마다 주어지는 주제들을 통해 고정시청자는 물론 새로운 시청자들까지 재미와 공감을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제작진들은 매 시즌이 끝날 때마다 시청자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해 새로운 캐릭터를 투입하거나 스토리 전환을 하는 등 다음 시즌을 보완했다. 또한 시청자들의 제보를 비롯해 제작진들이 수소문한 실제 사례들을 반영한 스토리와 연출에 호응을 얻었다.
본인의 이름보다 ‘영애’ 호칭이 더 편하다는 개그우먼 김현숙의 열연도 빼놓을 수 없다. 김현숙이 맡은 ‘영애’는 남다른 체격과 막돼먹은 행동으로 예쁘고 착하기만 한 다른 드라마 속 여주인공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트려 젊은 여성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조기종영이 난무하는 종편 사상 최초로 10회 연장 방송을 결정한 JTBC ‘인수대비’도 눈여겨 볼만하다. 개국 기념 특별기획 드라마 ‘인수대비’는 남성 위주의 시각으로 그려진 기존 사극과 달리 여성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권력 다툼과 사랑, 질투 등을 섬세하게 풀어냈다. 뿐만 아니라 채시라 김미숙 김영호 손병호 등 무게감 있는 연기자들이 극의 중심을 잡고 백성현 전혜빈 함은정 진지희 등 젊은 연기자들이 열연해 드라마의 균형을 맞췄다.
특히 국내 드라마의 고질적인 문제점 중 하나인 ‘쪽대본’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이 극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큰 몫을 했다. ‘인수대비’는 분당 최고 시청률 5%를 돌파, 최근 5회 연속 평균 시청률 3%를 돌파하며 승승장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