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제지표 부진 등으로 정크본드(투기등급채권) 시장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있다.
정크본드에 투자하는 미국 사모펀드와 뮤추얼펀드에서 지난주 약 30억달러(약 3조5000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고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시장조사업체 리퍼를 인용해 보도했다.
지난주 자금 유출 규모는 지난해 8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이로써 미국 정크본드시장에서는 4주 연속 자금이 순유출된 셈이 됐다.
반면 지난주에 미국 투자등급 회사채시장에는 8억1970만달러 자금이 순유입돼 일부 투자자들이 정크본드에서 돈을 빼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등급 회사채에 투자하고 있음을 나타냈다.
리퍼의 매튜 르뮤 애널리스트는 “미국 지표에 대한 실망감, 유럽 재정위기 불안, 증시에서의 손실 등으로 투자자들의 (정크본드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고 설명했다.
정크본드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포드자동차 회사채가 신용등급 상향 조정으로 이 시장에서 빠져나간 것도 정크본드 인기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풀이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지난달 말 포드의 신용등급을 종전 정크등급인 ‘Ba2’에서 투자적격등급인 ‘Baa3’로 상향 조정했다.
같은 위험자산인 주식에 비해 투자수익률이 낮아진 점도 정크본드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바클레이스의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정크본드의 평균 수익률은 5.0%로 미국증시 S&P500지수의 상승률 5.4%를 밑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