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가 또 다시 국내외 증시를 위협하고 있다. 스페인 구제금융이 유럽 재정위기를 막는데 역부족이라는 인식이 커진데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가 세계경제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까지 나온데 따른 것이다.
전날 미국 뉴욕증시는 유럽발 악재에 하락마감했다. 11일(현지시간)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지난주 종가보다 142.97포인트(1.14%) 내린 1만2411.23에 마감한 것.
이날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 스페인 금융기관들에 대한 1조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이 결정되면서 앞으로 스페인이 안정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에 상승세로 출발했다.
하지만 국제신용평가사들은 스페인의 구제금융 신청이 국가 신용등급에 당장 영향은 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고 증시는 이내 하락 전환했다.
여기에 17일 예정된 그리스의 2차 총선 결과에 따라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낙폭은 더욱 확대됐다.
이날 다우지수는 오전에 96포인트나 올랐다가 내려가는 등 하루 등락 폭이 240포인트에 달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16.73포인트(1.26%) 떨어진 1308.98을, 나스닥 종합지수는48.69포인트(1.7%) 하락한 2809.73을 각각 기록했다.
유럽의 주요 증시도 약세를 보였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0.05% 소폭 하락한 5432.37로 장을 마쳤고, 프랑스의 CAC 40 지수도 0.29% 떨어졌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도 장초반 상승세를 유지하지 못하고 0.54% 하락 마감했으며 스페인 이후 위기국가로 지목된 이탈리아 증시는 3% 가까운 급락했다.
이에 증시 전문가들도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연구원은 "스페인 은행 재자본화를 위한 구제금융 신청 효과가 일일천하로 마무리되는 양상"이라며 "스페인 구제금융이 본질적 위기 해결책이 아닌 미봉책이라는 평가와 시장의 구제금융 방안을 외면한데 따른 인과응보"라고 진단했다.
이 연구원은 "이번 주말로 다가온 그리스 2차 총선에 대한 불안감도 점차 확산되고 있다"며 "긴축안을 거부하는 시리자가 연정구성에 성공할 경우 그리스발(發)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결국 주말로 갈수록 그리스 총선 불안감이 고조될 수 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스페인의 구제금융 합의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후행적으로 유럽연합(EU)이 스페인 은행권에 대한 감독 의사를 밝혔고, 구제금융의 실질적인 효과에 대한 의구심 등 아직까지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며 "이는 국내증시에 하향 압력을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