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급한 불은 껐지만 이탈리아를 둘러싼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3위 경제국 이탈리아가‘차기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탈리아가 2조유로(약 2900조원)에 달하는 국가부채를 견디지 못하고 스페인에 이어 구제금융을 받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앞서 스페인은 지난 9일 은행권 자본확충을 위해 1000억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하기로 결정했다.
이른바 ‘유럽의 돼지들’이라는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 국가 중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은 국가는 이탈리아가 유일하다.
이탈리아의 부채 비율은 국가총생산(GDP) 대비 120%에 달한다. 주요 선진국 중 최고 수준이다.
니콜라 마리넬리 글렌데번킹에셋매니지먼트 매니저는 “이탈리아 경제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으며 이는 스페인의 구제금융 이후 더욱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스페인이 구제금융을 받았다고 해서 이탈리아의 위기도 끝났다는 의미는 아니다”면서 “이탈리아 국채 투자자들은 이탈리아와 관련된 모든 소식에 촉각을 곤두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탈리아 경제에 대한 우려는 채권시장에 여실히 반영되고 있다.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27bp(1bp=0.01%) 오른 6.04%를 기록했다.
올초 이탈리아의 국채 금리는 스페인보다 202bp 높게 뛰기도 했다.
이탈리아 재무부는 자금 조달을 위해 월 평균 350억유로 이상의 국채를 발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는 키프로스 에스토니아 몰타 등 유로존에서 비교적 경제 규모가 작은 국가들의 연 평균 GDP를 넘어서는 규모다.
문제는 이탈리아 위기가 고조되면서 국채 입찰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이 줄고 있다는 것이라고 통신은 지적했다.
이탈리아의 재정위기 사태는 일단 이번 주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이탈리아는 오는 13일 65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발행할 예정으로 낙찰 금리가 치솟을 경우 시장의 불안이 고조될 것이라고 통신은 내다봤다.
노마스 메이어 도이체방크 경제 자문가는 “글로벌 투자자들이 이탈리아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 국채 입찰에 어려움을 보일 것”이라면서 “이는 유로존에 치명적인 위협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