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우리나라 국가신용등급을 현 단계인 ‘A1’으로 유지할 전망이다.
12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무디스의 토마스 번 아시아 국가 담당 선임 애널리스트는 지난 5~8일 한국을 방문해 재정부, 한은 등과 연례협의를 가졌다.
이번 협의에서 무디스는 우리나라의 중장기 재정건전성과 공기업 부채 등 재정 분야를 점검했다. 우리나라의 가계부채, 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 등 금융 부문도 들여다 봤다.
무디스는 점검결과 우리나라의 국가 신용등급은 다섯 번째로 높은‘A1’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앞서 무디스는 4월에 한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 때문에 이번 연례협의에서 국가신용등급을 ‘A1’보다 한 단계 높은 ‘Aa3’로 상향 조정할 것인지가 관심사였다.
그러나 최근의 한국의 재정부채 증가와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로 국내 금융기관들의 외화유동성이 문제가 생길 것을 고려해 등급을 바꾸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현재 안정적인 수준이나 등급을 올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A1’도 높은 수준이어서 등급이 올라가지 않더라도 무디스가 국내 상황을 안정적으로 본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무디스는 국내 금융기관들의 신용등급에도 큰 변화를 주지 않을 전망이다. 무디스는 지난 6일에는 독일과 오스트리아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 미국의 5대 은행인 JP모간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간스탠리 등의 신용등급은 이달 중에 1~3단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무디스가 국제적으로 은행들의 신용등급을 무더기 강등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국내 금융기관들의 유동성 상황을 안정적으로 평가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한편 7월에는 또 다른 신용평가기관인 피치(10∼12일)와 스탠다드앤드푸어스(17∼19일)가 한국과의 연례협의를 위해 입국할 예정이다. 유로존 재정위기로 전세계적으로 국가신용등급이 내려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의 신용등급이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