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리의 지표인 런던은행간금리(LIBOR, 리보) 조작 혐의자들이 사상 최대 규모의 벌금을 물 전망이다.
영국 금융감독청(FSA)은 조사를 받고 있는 리보 조작 혐의자들에게 형사 책임을 묻지 않는 대신 그들이 소속된 금융기관에 사상 최고의 벌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에 따르면 FSA는 이들이 시장을 교란시키려던 시도 뿐만 아니라 민사 제재 대상이 되는 은행 시스템과 내부 통제 미비를 나타내는 증거도 찾고 있다.
영국에서 트레이더를 형사 소추하려면 금리 조작이 성공했다는 것을 입증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 관계자는 FSA가 조사 대상인 12개 금융기관 중 일부에 대해 연내에 사상 최고의 벌금을 부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초 FSA는 사건이 복잡해진다는 이유로 크리스마스 전에 벌금을 물릴 계획이 없었으나 조사를 서둘러 끝내기 위해 금융기관 측과 이 같이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이번 벌금은 과거 미국 금융당국이 매긴 최고의 벌금과 거의 같거나 그 수준을 넘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지금까지 영국 FSA가 금융기관에 물린 벌금 중 최고액은 JP모건체이스에 과한 3300만파운드다.
리보는 주택과 자동차 융자에서 기업 차입, 파생상품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모두 360조달러(약 42경원) 이상의 방대한 자금시장에 적용되는 핵심적인 차입 기준이다.
FSA를 비롯한 각국의 금융감독 당국은 금융기관이 실제 차입 비용을 숨기기 위해 조작을 시도하거나 트레이더가 금융파생상품에서 이익을 챙기기 위해 공모했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현재 각국 당국의 조사 대상에는 영국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그룹(RBS)과 로이즈뱅킹그룹, 미국 씨티그룹, ICAP, 스위스의 UBS, 독일의 도이체방크 등이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