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7월1일부터 발효되는 대(對)이란 제재의 적용 대상에서 제외시켜 줄 것을 유럽연합(EU)에 요청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EU의 대이란 제재에는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가 포함된다.
일본은 EU의 대이란 제재로 이란산 원유 수송선에 대한 보험 제공이 중단된다는 점에 주목, 비상이 걸렸다.
일본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대폭 줄였지만 여전히 전체의 3%는 이란에서 수입해 해당 원유와 관련 필요한 보험의 90% 이상을 유럽계 재보험사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보험이 제공되지 않으면 이란산 원유 수입은 중단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이란산 원유를 실은 수송선이 사고를 냈을 경우, 정부가 배상금의 대부분을 지불할 수 있는 법안을 결정했다.
하지만 EU의 대이란 제재가 발효되는 7월1일까지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낮다고 일본 당국자들은 보고 있다.
앞서 일본은 이란산 원유 수입을 크게 줄여 미국으로부터 이란산 원유의 수출입 금지 제재 적용 대상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EU에도 같은 기대를 하기에는 외교적인 난관이 기다리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새로운 제재에 대한 적용 제외를 추진하려면 EU 27개 회원국 대표로부터 만장일치로 승인을 얻어야 한다.
주요 2개 EU 회원국 관계자는 “일본이 에너지를 필요로 하고 있는 점은 인정하지만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려면 이란에 잘못된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며 난감해했다.
이 중 한 명은 “오늘 결정하라고 하면 대답은 ‘노(No)’”라고 말했다.
EU의 대이란 제재는 이란의 핵 개발 중단을 위한 국제적인 노력의 일환이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에 독일을 더한 6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은 다음 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재개된다.
일본은 현재 이란산 원유 의존도를 크게 줄이고 대신 쿠웨이트 등의 원유를 수입하고 있다.
4월 일본의 이란산 원유 수입량은 하루량 11만8450배럴로 1년 전보다 65.5% 감소했다.
WSJ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최근 수 개월동안 배상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는 데 따른 시간을 벌기 위해 10월까지 적용을 제외해 달라고 독일 영국 등 EU 회원국에 요구했다.
일본은 작년 대지진 후 원전 가동이 멈춰 전력 수요가 큰 여름철을 앞두고 에너지 수급난이 우려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