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아율 사망, '톱스타 비보' 보다 슬픈 이유

입력 2012-06-15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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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신예 배우 정아율이 사망했다. 그것도 자신의 자택에서 스스로 목을 매 세상과 안녕을 고했다.

그의 자살 동기로 우울증이 가장 많이 들리고 있다. 정아율의 측근들은 기자에게 하나 같이 “평소 우울증에 잠을 설치고, 어디에 있던 웃음기가 없고 무기력해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 측은 “사망 전까지 남자친구를 만났으며 한 후배와 셋이 술을 마시기도 했다”며 “무슨 이유 때문인지 그날 이후 연락이 두절됐고, 며칠 후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왜, 무엇이 정아율을 자살로 이끈 것일까. 톱스타 사망보다 슬플 수밖에 없는 정아율의 사망은 꽃도 채 펴보지도 못한 신예 배우이기 때문.

그는 이렇다 할 큰 작품은 없지만 광고를 비롯해 드라마, 모델 등 안 해 본 활동이 없다. 최근에는 KBS 2TV TV소설 ‘사랑아 사랑아’(극본 정현민 손지혜, 연출 이덕건)에서 여주인공 황선희의 친구로 분하며 시청자들에게 얼굴을 내밀었다. 이 역시도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안타깝게도 신예 배우들의 비보 소식과 함께 보도되는 기사는 그의 신상이다. 살아생전 어떠한 작품에서도 주목 한 번 받지 못한, 눈길조차 주지 않았던 그들에게 ‘속보이는’ 행동이나 다름없다.

그 때 관심을 가졌다면, 한 번이라도 눈길을 건넸다면 지금의 정아율은 어땠을까. 신예 배우기 때문에 톱스타보다 작은 공간에서 숨죽이며 있고, ‘신예’라는 자체만으로 스트레스는 충분히 동반할 것이다.

이에 털어 놓을 곳 없는 벽과 같은 세상에 갇혀 산 정아율을 비롯한 신예 연예인들은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며 충동적 자살을 떠올려 행동에까지 옮기고 만다.

그늘에 가려 있고, 단지 ‘신예’라는 이유만으로 성상납에 놀아나며 우울증을 달고 사는 신예들은 잊을만 하면 사망 소식, 사건 소식이 들려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대표적인 비운의 인물로 고(故) 장자연을 들 수 있다. 그는 굵직한 작품 한 개를 남기지 못하고 배우라는 이름으로 연기 활동보다 고위직 관계자들을 더 자주 만났다. 이에 그는 자신의 이 같은 생활을 일기에 한 글자 씩 적어내려 가며 괴로움을 분출했다. 결국 그의 사망과 함께 유서로 적용, 그의 일기 기록들이 뒤늦게 고개를 들며 사건의 실마리를 푸는 핵심 증거가 되기도 했다.

신예보다 더한 ‘아픔’을 품고 있는 부류는 ‘신예’조차 꿈만 같은 연습생. 절대 포괄적 대상이 아니다. 문제가 되는, 문제를 일으키는 관계자들로 인해 몇몇의 연습생들이 피해를 본다는 관점이다.

지난 4월, ‘마의 4월’인 듯 연예계에는 불미스러운 일이 다각도에서 발생했다. 한류스타 류시원의 이혼 공방을 비롯해, 조혜련 안상태 등 이혼 소식이 약속이나 한 듯 같은 달에 모두 터졌다.

예민한 달이 확실했다. 방송인 김구라의 ‘정신대 발언’은 한 누리꾼의 온라인 게시글 제보를 통해 수면위로 상승, 대중의 손가락질을 받았다. 잠정은퇴까지 할 정도로 큰 사건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최근 김구라는 사건의 열기가 채 식기도 전, 조금씩 모습을 나타내며 재기를 보이고 있다.

4월 사건 중에서도 가장 큰 논란을 일으킨 사건은 다름 아닌 소속사 대표 연습생 성폭행 사건. 연루자는 더욱 충격적이었다. 해당 소속사의 한 남성 가수를 비롯해 같은 선상에 놓인 남성 연습생에게도 피해자인 여성 연습생을 놓고 성관계를 허용했다.

‘청천벽력’같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방송가 안팎에서만 메아리처럼 들렸던 연예인들의 성상납 이야기가 대중들에게 전면 공개됐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암암리 속에서 ‘별’이 되고 싶어 하는 일부 신예들과 연습생들은 현실과 불편한 타협을 하며 서커스에서 삐에로나 다름 없는 인생을 보내고 있다.

신예 탤런트들의 비보, ‘스타’들의 죽음보다 슬픈 이유는 사망 전과 후의 대중들의 관심 차이 아닐까. '사망' 소식보다 '행보' 소식이 들리는 그날까지, 그들을 향한 더욱 따뜻한 관심과 보살핌이 절실히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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