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치르는 그리스, 대형 산불 번져…EU 회원국들에 긴급지원 요청

입력 2012-06-1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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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방 장비·인력 부족으로 진화 어려워

그리스의 국가 운명을 좌우할 총선 투표가 시작된 17일(현지시간) 전역에서 대형 산불로 인명과 재산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그리스 정부는 자체 능력으로 산불 진화가 어렵자 유럽연합(EU) 회원국들에 긴급 지원을 요청했다.

그리스에서는 지난주에 전국의 35곳에서 크고 작은 산불이 발생했다.

현재 대부분은 진화됐으나 일부 지역에선 건조한 날씨와 때마침 부는 강풍을 타고 더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아테네에서 30km 떨어진 케라타 지역에는 소방관 수백명과 소방차 100여대·소방헬기 등이 동원됐지만 불길이 잡히지 않은 채 주택가로 번지고 있다.

현지 경찰은 건설현장 근로자들이 용접 작업을 하다가 불똥이 마른 잔디에 튀면서 화재를 낸 것으로 파악하고 근로자 4명을 체포했다.

산불은 남부의 펠로폰네소스 반도와 에게해의 섬 키트노스 등에서도 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소방관 3명이 중경상을 입은 것으로 파악됐으나 일반 시민과 재산 피해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그리스 현지 당국은 소방 장비와 인력 부족 등으로 진화에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다.

레프테리스 에코노무 시민보호부 장관은 이날 EU에 긴급 진화 지원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탈리아는 2대의 소방 항공기를 몇 시간 안에 보내주기로 했고 프랑스와 크로아티아 등 주변국들도 지원을 검토 중이라고 에코노무 장관이 설명했다.

그리스는 매년 여름이면 건조하고 바람이 많이 부는 날씨 때문에 실화로 인한 산불이 자주 발생한다.

또 경기 침체 이후 사회 불만 세력의 방화도 늘어나고 있다.

남부 에비아섬과 펠로폰네소스 반도에는 지난 2007년 여름 산불이 발생해 77명이 사망했다.

이어 2009년에도 수도 아테네 북부 교외에서 2만1천 헥타르(210㎢)의 숲과 올리브 과수원, 잡목림 등이 불에 타 자연 스스로 치유가 불가능할 만큼 초토화됐다.

당시 대형 산불은 “2007년 산불의 교훈을 잊은 정부의 방재 소홀 때문”이라는 비난이 일었다.

산불이 ‘정치적 재해’로 다가오자 집권당인 신민당은 2011년 9월로 예정된 총선을 2년 앞당기는 승부수를 던졌다.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총재가 이끄는 중도좌파 야당은 2009년 10월4일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하며 5년 반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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