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특허전쟁을 펼치고 있는 삼성이 네덜란드에서 처음으로 본안소송에서 애플에 승리했다.
네덜란드 헤이그법원은 20일(현지시간) 애플이 삼성전자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삼성에 피해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법원은 삼성이 애플을 상대로 제기한 4건의 특허권 침해 소송 중 1건을 인정했다.
인정된 특허는 ‘제어정보신호 전송 오류 감소를 위해 신호를 부호화하는 방법’이다.
특허를 침해한 모델은 아이폰 3G와 3GS, 아이폰4와 아이패드1, 아이패드2 등이라고 법원은 밝혔다.
손해배상액은 애플이 삼성의 특허권 침해 가능성을 인지했을 수 있는 2010년 8월4일 이후 네덜란드에 판매된 해당 모델 수량에 근거해 산출된다.
비비안 피터스 삼성 대변인은 “이날 판결은 애플이 우리의 기술혁신 성과 위에 무임승차했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이날 공식성명에서 삼성의 제품은 애플과 디자인이 비슷하다는 기존 주장을 거듭 강조하면서 다른 회사들이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으로부터 우리의 지적재산권을 지킬 것이라고 밝혔다.
애플의 최신 모델인 아이폰4S와 아이패드2 등은 이번에 소송이 기각된 특허 3건을 적용했기 때문에 손해배상에서 제외된다.
애플은 해당 특허가 적용된 새 칩셋을 퀄컴으로부터 구입했다.
퀄컴은 이미 이 기술들에 대해 삼성에 사용료를 냈다고 통신은 전했다.
특허권 침해 여부를 가리는 본안소송에서 삼성이 처음으로 승리함에 따라 특허전쟁에서 삼성이 불리했던 전세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그동안 애플은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번번이 삼성을 이겼었다.
전문가들은 애플의 주요 경쟁자이면서 부품 공급자라는 위치 때문에 삼성이 막대한 손해배상금을 요구하는 것보다는 로열티를 받는 선에서 문제를 정리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