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외환시장에서는 20일(현지시간) 달러가 방향성을 상실했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2일간의 회의에서 특단의 조치를 내놓지 않은 가운데 유럽 채무 위기를 진화하려는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호의적인 발언이 영향을 끼쳤다.
오후 5시23분 현재 유로·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13% 오른 1.2706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달러·엔 환율은 전날보다 0.68% 올라 79.51엔이다.
엔은 이날 16개 모든 주요 통화에 대해 약세였다.
FOMC는 이날 회의를 마친 후 성명을 발표, 단기채를 팔고 그만큼을 장기채로 사 장기금리를 낮춰 경기를 진작시키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를 연말까지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추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규모는 2670억달러(약 307조원)다.
기대했던 3차 양적완화 같은 특단의 조치는 내놓지 않았다.
연방준비제도는 지난 2011년 6월까지 두 차례에 걸친 양적완화 프로그램으로 2조3000억달러 규모의 자산을 매입했다.
연준은 또한 FOMC 종료 후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미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고 실업률은 상향,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를 부추겼다.
연준은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4월의 2.4~2.9%에서 1.9~2.4%로 하향 조정했다.
4분기 실업률은 8.0~8.2%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 4월에 전망한 7.8~8.0%에서 소폭 상향된 것이다.
한편 유로는 달러에 대한 하락분을 만회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네덜란드의 마르크 뤼터 총리와 회담 후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통한 국채 매입을 용인할지는 협의되지 않았다면서도 “유통시장에서 국채를 매입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뱅크오브몬트리올의 블레이크 제스퍼센 외환 부문 책임자는 “FOMC가 3차 양적완화(QE3)를 단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달러가 일시적으로 오르는 장면도 있었다”면서 “FOMC 성명 발표 직후 메르켈 총리의 발언이 전해지면서 달러는 약세로 돌아섰다”고 지적했다.
그는 “메르켈 총리가 유통시장에서 국채 매입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유로에 호재로 받아들여졌고 그 결과 달러는 대부분의 주요 통화에 대해 하락했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 정책 당국자의 발언은 FOMC 결과에 대한 실망을 극복하는 영향력을 보였다”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