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금자리주택 대해부]싼게 비지떡? 녹지율도 자재 품질도 ‘수준 이하’

입력 2012-06-21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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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 절감위해 건축비 낮춰…부실·날림시공 등 우려 고조

보금자리주택의 주거환경 악화와 품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사실 이런 우려는 분양 때부터 제기돼 왔다. 당초 분양가가 강남은 주변 시세의 50%, 다른 지역은 70% 수준으로 저렴하게 분양함에 따라 건축비를 낮출 수 밖에 없고, 이에 따라 저가 자재 사용 및 부실·날림 시공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

그 동안 정부는 가격을 잡기 위해 품질과 주거환경를 포기하려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실제 국토부는 원가 절감의 주요 방안으로 녹지와 도로 비율을 낮추고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고 있다.

단적인 예로, 아파트의 쾌적성을 좌우하는 녹지율 면에서 보금자리주택은 최근 지어지는 일반아파트에 턱없이 밀리는 수준이다. 보금자리주택 시범지구 가운데 하나인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는 전체 면적이 546만㎡에 달하지만 공원과 녹지는 102만㎡로 18.7%에 그친다. 이는 수도권 2기 신도시 11곳의 평균 녹지율이 31.2%인 것과 비교하면 크게 낮은 수준이며, 경기 수원시 광교신도시 녹지율(40%)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아파트 내외부의 자재 등 품질 저하도 우려된다. 정부는 새로운 기술 적용과 공법으로 품질은 높이면서 건축비를 낮추겠다는 방침이지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 정부의 중소기업 제품 구매 확대와 발주공사의 자재 분리 발주의 방침에 따라 보금자리주택에 고품질 자재를 사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건설사 한 관계자는 “실제 LH가 공급하고 있는 아파트는 민간 주택에 비해 품질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여기에다 무리하게 건축비를 낮추려다 보니 주거환경과 날림 공사 우려가 제기되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최근 정부는 보금자리주택의 원가 절감을 위해 지하주차장과 홈네트워크 설비 공간확보 의무화 규정마저 뜯어 고쳤다. 이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보금자리지구 내 장기공공임대주택 건립 시 지하주차장을 의무적으로 짓지 않아도 된다. 지금까지는 단지 내 보행 안전과 미관 개선을 위해 전체 주차장 공간의 최대 40%까지 지하에 조성하도록 의무규정을 뒀다.

또 홈네트워크 설비를 설치하기 위한 공간확보 규정도 없애기로 했다. 종전에는 보금자리지구 내 아파트를 지을 때 인터넷을 활용한 단지 내 네트워킹 시스템 운용을 위한 통신망 설치용 배관을 깔도록 했다.

하남 미사지구 보금자리주택 입주예정자 김모씨는 “정부가 건설비용을 줄이기 위해 보금자리주택의 품질을 한없이 깎아내리고 있어, 입주 후에도 ‘저가 아파트’ 꼬리표를 떼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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