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가 연립정부를 구성해 일단 단기적인 정치적 불확실성은 해소했지만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의 앞날은 여전히 첩첩산중이다.
그리스 정국 운영에 제2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가 강력하게 반대할 가능성이 큰데다 신민당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구제금융 재협상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토니스 사마라스 신민당 대표는 이날 총리 취임 후“안팎에 처한 어려움을 벗어나도록 이끌어 신뢰를 되찾겠다”면서 “내 손으로 직접 희망을 일궈 국민에게 선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바실리스 라파노스 그리스은행(NBG) 행장을 재무장관으로 지명했다.
그리스 정부의 가장 큰 과제는 시리자와의 협력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적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시리자 대표는 앞서 ‘강한 야당’을 내세워 “불안한 정국 상황에 따라 (시리자가) 결국 권력을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리자는 정부가 추가 긴축을 강행할 경우 실업자와 연금 수령자들을 주도해 시위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새 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공공부문 인력을 15만명 줄이고 의료 부문 지출을 2년 안에 국내총생산(GDP)대비 1.3%로 낮춰야 한다. 지난해에는 1.9%였다.
그리스는 유럽연합(EU)·유럽중앙은행(ECB)·국제통화기금(IMF) 등 이른바 ‘트로이카’와 기존 구제금융 조건의 목표 기한 등을 완화하고 추가 구제금융에 대한 금리 인하를 목표로 한 재협상을 추진해야 하지만 이 역시 국민들을 설득해야 하는 등 상황이 녹록지만은 않다고 FT는 전했다.
그리스 각 정당은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사회당 대표가 제안한 ‘범 그리스 협상 대표단’구성 제안에도 이견을 보이는 등 출발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그리스의 연립정부 구성에 시장은 일단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영국증시 FTSE100 지수가 0.64% 상승하는 등 주요국 증시는 올랐다.
스페인의 10년물 금리는 이날 장중 6.78%를 기록해 7%선 아래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