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허덕이던 대학생 "전환대출 받고나니…"

입력 2012-06-21 10:06 수정 2012-06-2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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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연 30%대 금리, 6%대로 낮춘 복학생 심경토로

#. “처음 저축은행 대출을 받았을 땐 어렸고, 당시 어려웠던 집안 사정으로 급한 마음에 쉽게 대출 받을 수 있다는 광고만 보고 덜컥 (대출을) 했던 것 같아요. 더 신중했어야 했다는 생각도 들고, 다시 그 때로 돌아다면 대출 안받을 거예요.”

서울 소재 4년제 대학교에 다니는 김동우(가명·25)씨.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마치고 현재 2학년 복학을 준비 중이다. 학업에 다시 매진하기 위해 자기계발 시간이 필요하지만 김씨는 과외, PC방 등 아르바이트를 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여자친구를 만날 시간과 돈이 없어 알콩달콩한 연애도 못한다는 김 씨는 얼마전까지 저축은행 학자금 대출자였다. 1학년과 2학년 등록금을 내기 위해 지금의 BS저축은행으로 합쳐진 파랑새저축은행과 프라임저축은행에서 각각 500만원씩 대출을 받았었다.

당시 파랑새저축은행의 금리는 연28%, 프라임저축은행의 금리는 연38% 수준이었다. BS저축은행으로 합치고 난 뒤에는 파랑새저축은행의 금리도 30%대를 훌쩍 넘어섰다.

한창 캠퍼스 생활을 즐겨야 할 신입생 시절에 김 씨는 대출연체를 안하기 위해 주말을 반납하고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서울 타향살이’를 해야했던 김 씨에게 100여만원의 알바비는 30만원이 넘는 이자를 내고, 생활비를 보태기에도 빠듯했다. 저축은행 학자금대출이 만기일시상환 대출이라 열심히 일해 이자를 갚아도 대출 원금은 줄어들지 않는다는 사실도 더욱 기운빠지게 했다.

그러던 중 김 씨는 ‘은행권 청년·대학생 고금리 전환대출 시행’ 소식을 접하고, 제도 시행 전부터 연체관리에 더욱 매진했다. 그리고 지난 18일부터 본격적으로 실시한 전환대출 신청을 통해 국민은행의 연6%대 금리인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게 됐다.

지난 18일부터 ‘청년·대학생 고금리 전환대출’이 본격적으로 시행됐다. 전국은행연합회의 17개 사원은행과 신용회복위원회, 미소금융중앙재단 등이 합심해 고금리 학자금 대출에 허덕이는 대학생과 청년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마련된 제도다.

시행 첫날부터 이틀동안 총 1179건의 상담이 전화, 인터넷, 방문을 통해 이뤄졌고, 이중 71명이 대출전환 자격을 얻었다. 신용보증료 납입까지 완료한 수는 15명으로, 총 8명이 보증서를 발급받아 시중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예정이다.

이 제도는 학자금 용도로 연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고 신청일 현재 연체가 없는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다. 군복무 등의 사유로 휴학한 학생도 대상에 포함되지만 미성년자는 제외된다.

또한 역시 연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받고 신청일 현재 연체가 없는 20세~29세의 △연간소득 2000만원 이하인 사업자 △근로자(일용직, 근로소득 미신고자, 실업급여 수급자 등을 포함) △기초생활 수급자인 청년들도 자격이 된다. 단, 최근 1년 이내 신용관리대상자에 오른 경험이 있거나 최근 6개월간 대출 연체일이 90일을 초과한 자는 보증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출기간은 최장 7년 이내로,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아나가는 원금 균등분할 상환 방식이 적용된다. 대출금액은 1인당 1000만원 이내에서 받을 수 있다.

전환대출제도 도입을 두고, 자칫 신용불량자로 타락할 수 있는 학생들을 위한 방안이 마련됐다는 긍정적인 시각이 있는 반면, 결국 금리만 낮춰 도덕적 해이를 야기시킬 수 있다는 시각이 팽배하고 있다.

본 기자와 전화 통화를 한 김동우(가명)씨는 “이자 부분에서 이자 자체가 절반으로 줄어들고, 그런 길을 마련해 준다는 차원에서 더욱 활성화됐으면 좋겠다“며 “주변에서 어려운 환경으로 대출금 이자도 연체하는 친구들을 많이 볼 수 있는데 제도의 기준이 완화돼 좀 더 많은 친구들이 도움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신복위 관계자는 “현재 연체가 중요한게 아니라 본인 상황이 대출금을 갚아낼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며 “여건이 안된다면 전환대출로 갈아타는 것보다 채무상환기간을 연장해 주는 등 다양한 지원이 마련돼 있는 ‘대학생신용회복지원’에 상담을 받는 것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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