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새 대통령에 무슬림형제단의 무함마드 무르시 후보가 당선됐다고 이집트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24일(현지시간) 밝혔다.
무르시는 이집트 역사상 60년 만에 처음으로 자유민주선거를 통해 국민이 직접 선출한 지도자가 됐다.
파루크 술탄 중앙선관위 위원장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열고 “무르시가 대선 결선투표에서 51.73%를 득표해 48.27%를 기록한 아흐메드 샤피크를 앞섰다”고 밝혔다.
이번 대선 결선투표율은 51.85%로 집계됐다.
이집트 대선 결선투표 결과는 당초 21일 발표될 예정이었으나 부정선거 의혹 조사를 이유로 연기됐었다.
카이로의 타흐리르 광장에서는 이날 수만 명의 시민이 모여 대선 결과 발표를 기다리다 무르시 당선이 확정되자 환호와 경적을 울리며 당선을 축하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통치하고 있는 가자지구에서도 무르시의 당선을 축하하는 총성이 울렸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군 최고위원회(SCAF)의 후세인 탄타위 위원장도 무르시 후보의 당선을 축하했다고 이집트 국영TV는 보도했다.
무르시 후보 캠프 대변인은 “혁명이 중대한 고비를 넘겼으나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전했다.
또다른 대변인은 “역사적인 이 순간의 기쁨을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이집트는 역사의 새로운 장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무르시는 자신의 웹사이트를 통해 민주화 과정을 감독한 사법부와 군부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무슬림형제단은 애초 카이라트 알 샤테르를 대선 후보로 내세웠으나 후보자격이 박탈되자 자유정의당 대표인 무르시를 지난 4월 대체 후보로 내보냈다.
무르시는 무슬림형제단을 지지하고 있는 서민층의 폭넓은 지지로 투표에서 승리했다.
그러나 이집트 대선이 의회와 헌법 없이 치러졌으며 계엄 상태에서 군부가 무슬림형제단과 대립하고 있어 권력 이양이 제대로 이뤄질지가 불확실한 상황이다.
헌법이 제정되지 않은 탓에 새 대통령의 권한도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아 이에 대한 논란도 예상되고 있다.
샤디 하미드 브루킹스 도하센터 연구원은 “무슬림형제단은 강력한 대통령을 원하고 있으며 대중적 지지와 민주정권으로서의 합법성을 이용해 군부의 권력 이양을 강하게 압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슬람 보수주의자인 무르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그는 이스라엘과 1979년 맺은 평화협정의 재검토를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