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이 25일부터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투표를 실시한다. 새 지도부에 따라 신당권파와 구당권파의 미래가 결정될 전망이다.
통진당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는 이날 MBC라디오 ‘손석희 시선집중’에 출연해 당권 레이스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음을 알리는 논쟁을 벌였다.
강기갑 혁신비대위원장은 “강병기 전 부시장은 신뢰하고 있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정당은 정파적 정통성이 중요한데 처절한 반성과 성찰을 해야 할 쪽(구당권파)에서는 반성이 없다”며 구당권파를 비판했다.
이에 강 전 부지사는 “선거 시작 전부터 저를 구당권파와 동일시하고 있지만 사실과 다르다”며 “구당권파 측을 너무 몰아붙였기 때문에 자신을 몰아붙이는 쪽(신당권파)에 투표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강 위원장은 “죄는 미워해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며 “그들(구당권파)이 혁신을 받아들인다면 언제든지 함께 할 수 있다”고 유화책을 펼쳤다.
강 전 부시장은 “신당권파는 구당권파를 내치는 방향으로 일을 진행했다”며 “현재의 문제를 대결국면으로 만든 상태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처리한다면 그 분들(구당권파)은 당을 나가거나 극명한 방식을 택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당의 권력지형도를 놓고 경쟁하는 새 지도부는 오는 28일까지 인터넷 투표에 이어 29일 현장투표, 30일 자동응답전화(ARS) 투표로 결정된다. 이 기간에 여러 변수들이 있어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어 보인다. 우선 박영재 당원의 사망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중앙위원회 후보 사퇴 결정에 반발해 분신을 시도한 후 사망한 탓이다.
처음 실시하는 ARS 투표도 관심 사항이다. 중립적인 당원들이 투표에 몰릴 가능성이 높아서다. 노동계 쪽 당원들의 투표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노총이 ‘조건부지지 철회’를 선언한 상태여서다.
무엇보다 26일 중앙당기위의 회의가 주목받고 있다. 이날 이석기·김재연 의원을 비롯해 후보 4명의 최종 징계 심사가 열린다. 진상조사특위의 재조사 결과도 변수다. 오는 27일쯤 예정된 결과 발표가 신당권파와 구당권파에 커다란 파장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김 의원과 후보 징계를 놓고, 강 위원장은 “1차 진상조사 결과만으로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강 전 부시장은 “2차 결과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해야 한다”고 밝힌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