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음원 차트를 강타하며 '버스커버스커 신드롬'을 일으킨 이들은 지난 22일과 23일 이틀 동안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앙코르 콘서트를 열었다.
올림픽홀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성별도 연령층도 다양했다.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온 가족들도 눈에 띄었다. 버스커버스커의 탁월한 대중성을 확인할 수 있는 관객 구성이었다. 남녀노소 누가 들어도 공감할 수 있는 편안한 멜로디와 가사, 보컬 장범준의 꾸밈없는 목소리가 '편안한 음악'에 목마른 사람들의 발길을 공연장으로 이끌었다.
49인조 현악단의 풍성한 사운드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보컬 장범준, 베이스 김형태, 드럼 브래드는 화려한 편곡으로 1집 앨범 수록곡 '봄바람', '첫사랑' '전활거네' 무대를 연이어 선보였다. 현장에서 생생하게 듣는 장범준의 가창력은 상상 이상으로 뛰어났고 그만큼 특별했다.
전국 투어 콘서트 '청춘 버스'를 연속 매진시키며 앙코르 콘서트까지 달려온 버스커버스커는 3000여 관객을 마주하고 그저 "많다"란 표현밖에는 하지 못했다. 길거리 공연에서 시작해 Mnet '슈퍼스타K3' 준우승, 그리고 대규모 공연장에서 단독 콘서트까지, 짧은 시간 동안 마치 영화같은 성과를 이뤘지만 이들은 더없이 소박했다. 장범준은 "창의적인 밴드 액션을 개발하려고 많이 노력했다"라고 말하면서도 쑥스러운듯 웃음을 보였다.
아날로그 감성이 돋보이는 하모니카 솔로 후 1집 앨범 수록곡 '꽃송이가', '벚꽃엔딩', '향수'가 이어졌다. 그들과 함께했던 따뜻한 봄날의 설렘을 다시 느낄 수 있는 무대였다.
지난 21일 발표와 동시에 음원 차트를 휩쓴 1집 마무리 앨범 타이틀곡 '정말로 사랑한다면'을 비롯해 '소나기', 네온 사인' 그댈 마주하는 건 너무 힘들어'도 들을 수 있었다. 장범준은 '네온 사인'에 대해 '힘든 하루를 마치고 저녁에 연애하는 직장인 분들 힘내시라고 만든 노래'란 설명을 덧붙여 눈길을 끌었다.
이날 공연에서 김형태는 솔로 무대를 위해 하림의 '난치병'을 선곡했다. 기교 없이 최선을 다해 부르는 모습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브래드는 '외로움 증폭장치'에서 드럼 대신 휘파람 솜씨를 선보였다.
장범준의 저음이 빛을 발하는 '동경소녀'를 부를 때 공연장 분위기는 한껏 달아올랐다. 발표와 동시에 많은 이들의 찬사와 사랑을 받았던 노래 '여수 밤바다'가 울려퍼지자 관객들은 아름다운 파란색 형광봉의 물결로 밤바다를 재현하는 장관을 만들었다.
밴드답게 공연 후반부는 신나는 곡으로 채워졌다. 앨범 수록곡 '이상형'과 함께 '슈퍼스타K' 무대를 통해 잘 알려진 '발렌티', '리빈 라 비다 로카(Livin La Vida Loca)', '막걸리나', '어쩌다 마주친 그대',
서울 사람들'이 쉼없이 이어지며 관객들을 자리에서 일으켜 세웠다.
2시간 30분 가까이 펼쳐진 공연 동안 버스커버스커는 앙코르곡 '정류장'을 포함해 25곡을 흔들림 없이 소화했다. 게스트 하나 없이 진행된 이번 공연에서 오직 음악으로 관객과 호흡하면서 앞으로 더 큰 성장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이번 공연을 끝으로 새로운 앨범을 만들기 위해 잠시 휴식에 들어가는 이들을 이대로 보내기 아쉽다면 오는 7월 29일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을 찾아 보자. 변함없는 순수한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