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에서 상사 없는 직장이 눈길을 끌고 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많은 직장인들이 상사 없는 직장을 꿈꾸면서도 막상 상사가 없으면 회사가 잘 돌아갈까 하는 의문을 갖고 있다.
밸브와 WL고어 등은 상사나 매니저를 두지 않고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업무 계획을 세우고 집행해 남 부럽지 않은 성과를 올리고 있다고 WSJ는 소개했다.
하프라이프와 카운터스트라이크 등 수 많은 인기 게임으로 유명한 밸브는 지난 1996년 설립 이래 지금까지 ‘상사 없는 직장’을 추구하고 있다.
밸브 직원 300명은 본인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언제든지 이를 추진하기 위해 동료를 모을 수 있다.
회사는 아예 직원 책상에 바퀴를 달아 직원들이 자신들이 추진하는 프로젝트에 따라 언제든지 자리를 옮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밸브 직원들의 연봉은 상사가 아니라 동료가 결정하며 근무시간은 본인이 자유롭게 정한다.
상사 없는 회사 밸브의 성과는 눈부시다.
밸브는 비상장회사이기 때문에 재무제표를 공개하고 있지 않지만 업계에서는 연 매출이 10억달러(1조1600억원)를 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신생기업이나 기술기업만이 상사 없는 회사를 추진하는 것은 아니다.
고어텍스 제품으로 유명한 WL고어는 지난 1958년 설립 당시부터 상사와 전통적인 수직적 조직구조 대신에 ‘팀(Team)’이 중심이 된 수평적 구조를 적용하고 있다.
프랭크 쉬퍼 솔즈베리대 경영학 교수는 “WL고어의 수평조직은 회사가 혁신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면서 “좋은 아이디어는 직책에 상관없이 조직 내 모든 사람이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자유롭게 회사 내에서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제너럴일렉트릭(GE)은 지난 수 년에 걸쳐 일부 항공 분야 공장에서 주임과 같은 중간관리자를 없앤 공장을 시험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GE는 생산량이 적고 한 직원이 여러 생산공정을 맡는 항공부품과 같은 소규모 공장에서 생산성을 더욱 높이기 위해 이 같은 조직을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들 공장에서 총책임자는 생산목표를 세우고 문제해결에 도움을 주는 역할만 하며 그 밖의 모든 작업은 근로자들이 자발적으로 팀을 이뤄 진행한다.
현재 GE 항공 부문에서 약 2만6000명의 근로자가 상사 없는 공장에서 일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팀제와 같은 수평조직을 연구한 아이오와대의 스티븐 커트라이트 교수는 “팀 자체가 직장상사의 기능 대부분을 대체할 수 있다”면서 “근로자들은 팀 안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지원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