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일본의 힘] ① 자동차업계, 일본 부활 이끈다

입력 2012-06-26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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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요타 CEO “일본 살리기 위해 일한다”…美·中 등 글로벌시장 공략 박차

▲자동차업계가 일본 경제 부활을 이끌고 있다. 혼다의 태국 로자나 산업단지 내 공장에서 차를 조립하고 있다. 블룸버그

자동차업계가 일본의 부활을 이끌고 있다.

소니와 샤프 등 전자업계가 모바일 기기의 등장과 같은 시대흐름에 적응하지 못하고 삼성·애플 등 경쟁자에 밀려 몰락하는 것과 대조적으로 자동차업계는 탄탄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5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총회에서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과 태국 홍수로 인한 서플라이체인(공급망) 붕괴에서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일본을 살리고 우리나라 국민들이 더 많은 미소를 지을 수 있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2010년 대규모 리콜과 지난해 동일본 대지진 등 초대형 재앙을 극복한 자신감의 표출이다.

일본은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방사능 누출 여파로 원전 가동이 전면 중단돼 전력난에 시달리는 등 어려움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

도요타의 한 임원은 대표적 기업도시인 도요타시 당국이 최근 회사의 전력 소비를 5% 줄여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회사는 이미 조명을 전력 효율이 좋은 LED전등으로 교체하고 에어컨 온도를 28℃로 맞추며 자체 발전소를 세우는 등 정면돌파로 대응하고 있다.

도요타는 지난 1분기에 249만대의 차를 판매해 228만대의 미국 제너럴모터스(GM)를 제치고 세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같은 기간 순이익은 1210억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다섯 배 급증했다.

도요타와 닛산, 혼다 등 일본 자동차업계 ‘빅3’는 올 들어 미국 등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혼다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지역 공장에서 지난 1~5월 총 74만8217대의 자동차를 생산했다.

이는 전년 동기에 비해 67% 이상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도요타의 미주공장 생산도 전년보다 64%, 닛산은 23% 각각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현 추세가 계속되면 이들 3사의 올해 미주시장 생산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도요타의 올해 생산은 189만여대로 지난 2007년 세웠던 사상 최대치 167만대를 웃돌 전망이다.

혼다의 생산은 170만대, 닛산은 135만대를 각각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시장에서의 판매도 순조롭다.

지난달 도요타의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87%, 전월에 비해서는 13% 각각 늘었다.

혼다가 48%, 닛산이 21%의 판매증가율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은 신흥시장 공략에도 온 힘을 기울이고 있다.

도요타는 중국 톈진에 조립 공장을 신설해 중국 생산을 현재의 연 92만대에서 100만대로 확충할 계획이다.

지난달 도요타는 신흥국시장의 중산층 소비자를 겨냥해 100만엔(약 1300만원대) 이하의 저가 승용차를 개발하고 내년 상반기에 전 세계 100여국에 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닛산은 창업 초기 대표 브랜드였던 닷선을 다시 살려 인도네시아와 인도, 러시아 등 3개국에서 오는 2014년부터 생산과 판매를 시작할 예정이다.

혼다는 지난해 아시아시장을 겨냥한 소형차 ‘브리오’를 출시해 인도와 태국 등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인도네시아에도 이 모델을 도입한다.

전문가들은 장인정신에 입각한 품질제일주의와 적극적인 해외시장 개척이 어우러져 일본 자동차업계가 동일본 대지진과 주요 공급망이던 태국 대홍수 등의 치명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분석하고 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기본적인 실력 위에 제너럴모터스(GM), 폴크스바겐 등 글로벌 강자와의 경쟁으로 역량이 더욱 강화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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