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사실상 대선경선 통과… 지지율엔 악영향

입력 2012-06-26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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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선룰 논란에 잃은 게 더 많아… 노무현처럼 손해볼 줄 알아도 나서야”

박근혜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당 대선후보경선을 무난히 통과할 수 있게 됐다. 당이 현행 당헌당규상의 룰과 일정대로 경선을 실시키로 확정하면서다.

그러나 그간 경선룰을 둘러싸고 비박(非박근혜) 주자인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 등과 갈등을 빚으면서 부각된 박 전 위원장의 ‘불통’ ‘포용력 부족’ 이미지는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다.

여기에 비박 주자들이 빠진 ‘반쪽 경선’이 현실화되면 박 전 위원장은 경선 흥행을 통한 ‘컨벤션 효과’도 얻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내달 9일까지 경선룰 변경의 여지를 남겨두긴 했지만 비박 주자들의 요구인 오픈프라이머리 도입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실장은 26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박 전 위원장은 현재 보수층의 80%를 흡수한 상황으로 지지율을 더 끌어올리기가 굉장히 어렵다”고 진단했다. 윤 실장은 “비박 주자들의 지지율을 흡수해 추가적으로 지지율을 올리는 게 박 전 위원장이 누릴 수 있는 경선효과”라면서 “비박 주자들이 경선을 보이콧하면 이들의 지지율을 물리적, 화학적으로 흡수하지 못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남수 한백리서치 대표도 “박 전 위원장이 이번에 잃은 게 많다. 경선 국면에서 실리는 챙겼는지 모르지만 대선이란 긴 안목에서 보면 손해”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이번 대선은 5% 이내에서 승부날 가능성이 큰데 박 전 위원장은 핵심변수인 중간층 유권자에게 기득권을 지키려는 모습으로 호감을 잃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당내 경선룰 갈등이 격화되면서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은 소폭 하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21일 실시한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박 전 위원장은 35%를 기록, 전주보다 3%p 떨어졌다. 리얼미터가 지난 18~22일 실시한 조사에서도 박 전 위원장의 지지율은 전주보다 1.7%p 하락한 41.1%로 나타났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박 전 위원장은 현재 50%를 못 넘고 있으니 불안한 지지율”이라면서 “지지율을 더 올리는 건 자력이라기보다 상황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박 전 위원장이 중도층을 흡수하려면 이미지가 중도적이어야 하는데 이번에 보인 권위주의적인 태도로 한참 더 오른쪽에 있는 것으로 비치게 됐다”면서 “경쟁자가 실수하거나 바람이 일지 않길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박 전 위원장이 이명박 대통령보다 더 꽉 막힌 정치력 부재를 보여 중도층과 젊은층에의 지지율 확산이 어렵다”면서 “작은 문제부터 큰 문제까지 직접 국민과 소통하고 노무현 전 대통령처럼 손해볼 줄 알면서도 나서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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