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법안은 지난 15일 집권당인 민주당과 2대 야당인 자민·공명당의 찬성을 얻은만큼 이날 중의원에서도 어렵지 않게 통과됐다.
총 478표 중 찬성 363표, 반대 96표였다.
여야는 재정위기를 방치하다간 유럽 재정위기의 불똥이 튈 수 있다는 공감대를 형성, 지지 기반 약화를 감수하고 소비세율 인상법안을 허용했다.
이로써 노다 총리가 정치 운명을 건 승부수는 야당의 지지를 얻어 일련의 성과를 얻었다.
현행 5%인 소비세율은 2014년 4월에 8%, 2015년 10월에 10%로 두 단계에 걸쳐 5%포인트 인상된다.
그러나 민주당 내 실세인 오자와 이치로 전 대표가 60명 가량의 당원들을 이끌고 탈당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이른바 ‘소비세율 정국’은 새로운 고비를 맞고 있다.
이날 표결에서는 민주당에서 오자와 이치로 전 대표와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등 57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알려졌다.
오자와 등 소비세율 인상 반대파는 민주당이 2009년 8월 총선에서 내건 공약을 깼다는 점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다.
오자와 전 대표는 전날 계파 의원 30명을 모아놓고 “정치가로서의 의지를 보여주자”며 “신당 창당 등 향후 행보에 대해선 26일 중의원 본회의 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 의원들이 대거 탈당할 경우 노다 총리는 당내 지지 기반이 약해져 국정 운영에도 치명타를 입게 된다.
현재 참의원(상원)에서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중의원에서까지 의석이 과반수에 못미쳐 소수 여당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노다 총리가 정권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매직넘버는 54다.
중의원 전체 의석은 480석이지만 결원 1명과 의장을 제외하면 과반수는 239석이 된다.
292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 등 연립 여당에서 54명이 이탈하게 되면 238석으로 줄어 법안 가결에 필요한 과반에 미달하는 사태가 벌어진다.
이 경우 내각 불신임안이 가결돼 총리의 정권 기반이 흔들려 최악의 경우 올 가을 안에 총리 교체가 불가피하게 된다.
산케이신문은 오자와 전 대표가 탈당해 다음주쯤 ‘신정당(新政黨, 신세이토)’이라는 신당을 창당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민주당의 분열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민주당 내 오자와 지지 세력은 70명대로 늘었다.
한편 소비세율 인상 법안에 반대하는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법안에는 반대하지만 탈당 생각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