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와 돈, 그리고 삶의 풍요로움.
생활설계사(이하 설계사)의 꿈은 보험왕이다. 그러나 보험영업 환경이 날로 어려워지면서 보험왕이 되는 건 하늘의 별 따기 만큼 어렵다. 고객을 사로잡아 웬만한 중소기업 매출에 버금하는 실적을 올리는 보험왕의 비결은 의외로 단순했다. 그것은 바로 고객이 필요로 하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열정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대한생명 보험왕에 오른 정미경(37 신울산지역단 다운지점)매니저도 고객만족과 열정으로 정상에 오른 케이스다.
정 매니저는 보험영업을 시작한지 1년 만에 20억원대의 수입을 올렸다. 그것도 만삭의 몸으로 이뤄낸 실적이라니 그녀의 영업력에 놀랄 수 밖에 없다.
“2007년 첫 아이를 임신했을 때 만삭의 몸으로 최연소 보험왕에 오른 후 2010년에는 연간 수입보험료 1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2011 회계년도엔 수입보험료를 127억원이나 올려 4번이나 보험왕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정 매니저가 기록한 실적은 대한생명에서 활동하고 있는 2만여명에 설계사 중 최고일 뿐더러 대한생명 역사 이후 가장 높은 실적에 해당한다.
설계사들에게 실적보다 더 어려운 게 보험을 유지하는 것이다. 정 매니저의 보험계약 유지율은 99.8%에 달한다. 그녀에게 보험을 가입하면 해약하는 고객이 거의 없다는 얘기다.
그녀는“하루 100여명의 고객들과 통화하기 때문에 휴대폰 배터리 두 개도 부족하다”며 “보험설계사는 새 계약을 체결하기보다 기존 고객에 대한 관리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녀의 사내 직급은 ‘명예전무’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명예전무로 임명됐는데, 설계사 가운데 명예전무라는 직급 타이틀을 얻은 것은 그녀가 유일하다. 정 매니저는 “시장을 개척하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한다는 생각을 갖는 게 중요하다”며 “이런 시도를 제대로 하기 위해서라도 전문적인 금융지식은 필수”라고 말했다.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한 그녀는 첫 애를 낳은 지 한 달만에 산후조리보다도 고객관리부터 해야겠다는 생각에 현업으로 복귀했다.
그녀는“고객과 FP간의 신뢰가 중요한 보험업의 특성상 한시라도 빨리 고객을 만나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며 “과로로 입원했을 때에도 고객제공용 자료를 만들고 전화상담을 한 모습에 담당의사도 고객이 된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울산지역에서는 정미경 매니저를 ‘의사들의 재정주치의’로 부른다. 사람의 병을 치료하는 의사들의 재정 상담을 도맡아서 생긴 별명이다.그녀는 의사협회와 약사협회 등 각종 의료 관련 세미나에 참석, 재테크 강의를 한다. 지역 기업에도 초청 강의를 나가고 있다. 직접 호텔을 빌려 사내 전문가들을 초빙해 VIP 고객들에게 시장 변화에 발맞춘 재무설계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정 매니저는 “까다롭기로 소문난 의사들에게 뛰어난 금융지식과 프로정신, 그리고 신뢰가 바탕으로 나와 상품을 어필했다”며 “지금은 의사협회나 약사협회의 세미나에 참석해 재테크 강의를 하고, 울산지역 기업체에서는 단골 초청강사로 다니느라 쉴 틈이 없다”고 말했다
그녀는 매년 자비를 들여 1박2일짜리 골프대회도 개최하고 있다. 고객뿐만 아니라 고객 가족까지도 함께 모여 스포츠를 즐기게 해주고 싶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그녀는 고객의 가족도 미래의 고객이라는 확신을 갖고 있다.
정 매니저는 “VIP 고객에게 감동을 주면 그 고객의 2세까지 새로운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며 “보험상품은 평생 효력을 발휘하는데 장기간 신뢰관계를 쌓아야 롱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녀는 요즘 몸이 열개라도 모자른 터라 개인 비서들을 직접 고용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그녀는 “고객들에게 현재 재정상태와 투자수익률을 보여주는 재무 검진 서비스를 분기마다 제공하고 각종 행사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선 일손이 많이 필요하다"면서“고객 경조사부터 소소한 것까지 하나하나 챙기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시간적인 여유가 부족해 보험계약 변경이나 보험금 신청 등 간단한 업무까지 대신 비서들을 고용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에도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종합재무설계사(AFPK) 자격증 취득을 시작으로 부동산 경공매 과정 수료, 올해는 울산대 최고경영자 과정(AMP)도 밟았다. 또 최근엔 중국 시장 진출을 꿈꾸며 꾸준히 중국어 개인 과외도 받고 있다. 그녀는 “지금 이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세계로 뻗어나가 보험여왕의 진가를 발휘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