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대선경선 판도가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유력 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 비박(非박근혜) 김문수 경기지사와 정몽준 전 대표, 이재오 의원이 맞서는 형국이었지만 이들의 경선불참이 가시화되면서다. 경선룰 갈등국면에서 조명 받지 못했던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 김태호 의원, 안상수 전 인천시장이 박 전 위원장의 상대로 새롭게 부각되는 가운데, 김 지사의 막판 경선참여 가능성도 변수로 남았다.
김 지사와 정 전 대표, 이 의원은 아직 경선 참여 여부를 명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결국 불참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내달 9일까지 경선룰 변경의 여지는 남아있으나 이들의 오픈프라이머리(완전국민경선제) 도입 요구가 관철될 가능성은 희박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경선에 동반불참하면 대선 주자는 박 전 위원장과 임 전 실장, 김 의원, 안 전 시장으로 추려진다.
이들 새로운 비박3인 중 박 전 위원장의 대항마로 가장 주목 받고 있는 건 김 의원이다. 김 의원은 당 지도부가 경선룰 고수 입장을 밝힌 지난 25일에야 출마 의사를 밝힌 후발주자로서 내달 초께 공식 출마선언을 할 예정이다. 그는 그간 당내 잠룡으로 꾸준한 관심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원조 비박3인이 빠져 ‘김이 샌’ 경선에 활력을 넣어줄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회의적 시각은 존재한다. 수도권 재선인 한 의원은 2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의원이 얼마나 큰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김 의원, 임 전 실장, 안 전 시장의) 중량감이 떨어지기 때문에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아직 살아있는 카드’로 거론되는 김 지사의 경선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지사는 이날 여의도 한 호텔에서 열린 경기북부 국회의원 초청 정책간담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애매한 점이 있다”며 “깊은 고심을 하고 있다”고 여지를 남겨뒀다. 김 지사는 금주 중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친박(박근혜) 측에선 김 지사의 경선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모양새다. 이정현 최고위원은 “김 지사는 운동권시절부터 늘 국가와 국민을 생각해왔던 분으로 경선룰에 대해 자신의 입장이 관철되지 않았다고 해서 출마를 포기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다만 김 지사가 참여한다해도 경선판은 애초 예상보다 작아질 게 불보듯 뻔한 데다 ‘대세’인 박 전 위원장에 맞설 만한 후보가 없다는 점에서 경선흥행엔 실패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당내에서 지역별 순회경선, 선거인단 규모 확대 방안 등이 오르내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와 관련, 친박 핵심 인사는 “비박 후보가 6명 나오면 흥행되고 3명이면 흥행 안되나. 숫자가 어떻게 경쟁력인가”라면서 “3명이면 어떻나. 다 소중하고 쟁쟁한 분들”이라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