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샤르 알 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이 시리아가 현재 전시 상황에 있다고 선포하고 반정부 시위 진압을 지시했다고 26일(현지시간) AFP통신이 보도했다.
최근 새 내각을 구성한 아사드 대통령은 이날 첫 회의에서 “우리는 전쟁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모든 정책과 역량을 전쟁 승리를 위해 쏟아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시리아에서는 시리아군과 반군 간의 격렬한 교전이 지속돼 민간인 68명을 포함해 총 116명이 사망했다고 시리아 인권관측소가 전했다.
인권관측소의 라미 압델 라흐만은 “수도 다마스쿠스 부근의 공화국수비대 초소 인근에서 전투가 벌어졌다”며 “수도 인근에서 대포가 사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시리아 군인들의 잇따른 탈영과 수도 인근에서의 전투가 격렬해지는 점 등을 들어 아사드 정권의 통제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제이 카니 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최근 시리아군의 고위 장교들이 요르단과 터키로 망명하는 것을 보면 아사드의 장악력이 약해지는 것은 확실하다”면서 “그러나 아사드는 공군력과 친정부 민병대인 샤비하 등을 이용하는 등 권력을 놓지 않기 위해 필사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리아 사태 해결의 주요변수인 미국과 러시아는 오는 30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시리아 관련 국제회의에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비탈리 추르킨 유엔 주재 러시아 대사는 이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시리아 사태 해결을 모색하기 위해 제네바 회의에 참석할 것”이라고 전했다.
빅토리아 눌런드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참석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지만 아직 결정을 내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다만 아사드 정권의 대표적 지지세력인 이란의 회의 참석 여부를 둘러싸고 양측이 서로 입장대립을 보이는 등 이견이 여전한 것이 이번 회의의 걸림돌이다.
러시아는 이란의 참석을 희망하고 있지만 미국은 이란의 참가가 도움이 안 된다는 이유를 들어 반대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과 라브로프 장관이 이번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이란 참석 건 등 시리아 문제에 대해 의견을 조율할 예정이라고 통신은 전했다.
시리아에서는 지난해 3월 시작된 반정부 시위를 아사드 정권이 유혈진압하면서 현재까지 1만5000명 이상이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