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가전판매 체인인 베스트바이가 상장폐지를 통해 비공개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관측이 피어오르고 있다.
베스트바이의 창업주이자 대주주인 리처드 슐츠 회장이 회사의 비공개화를 놓고 월가 은행들과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소식통을 인용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베스트바이 지분 20%(약 14억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슐츠는 예정보다 앞당겨 회장직과 이사직을 동시에 내놓고 주주로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슐츠는 브라이언 댄 전 최고경영자(CEO)가 부하 여직원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어온 사실을 알면서도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그에 대한 책임을 지고 회장직을 내놓을 예정이었다.
이사직은 내년까지 유지할 계획이었으나 보유하고 있는 지분에 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사임 시기를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고 신문은 추측했다.
그는 회사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선택사항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사직을 유지하면 회사를 인수하는 방안은 배제되기 때문이다.
신문은 슐츠가 보유 주식을 매각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지만 그보다는 주식의 비공개화를 추진할 것이라는 점에 무게를 실었다.
신문은 베스트바이가 매출 기준으로 세계 최대 가전판매 체인인데다 연간 20억달러에 달하는 현금흐름 덕분에 눈독을 들이는 사모펀드들이 많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베스트바이의 기업 가치는 80억달러로 추정된다.
애널리스트들은 다른 주주들의 동의를 얻는데 필요한 인수 제안 가격은 110억달러 가량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모펀드들은 수입원이 확실한 기업을 인수 후보로 놓고 자금을 빌려 인수 대상 기업에서 번 수입으로 빌린 자금을 갚는 것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신문은 사모펀드 업계가 베스트바이에 관심을 나타낼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고 관측했다.
최근 베스트바이의 매출과 순이익이 모두 저조하기 때문이다.
거대 오프라인 매장을 거느린 업체들은 온라인 쇼핑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불리한 상황이다.
소비자들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상품 가격만 확인하고 실제 구입은 아마존닷컴 등 온라인 쇼핑몰을 이용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베스트바이의 주가는 지난 1년간 40% 하락했다.
슐츠는 “대대적인 개혁에 나서지 않는 한 베스트바이의 주가는 계속 떨어질 것”이라고 누차 경고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