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초강경 자세를 고수하면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을 둘러싼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독일의 비협조로 국제사회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도 별다른 해법이 도출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 28일(현지시간) 열리는 EU 정상회담에서 회원국들이 합의점을 찾지 못할 경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를 의미하는 ‘그렉시트’와 스페인발 금융위기를 뜻하는 ‘스패닉’ 등의 우려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CNN머니가 27일 진단했다.
유로존의 경기침체가 지속되고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의 국채 금리가 치솟는 등 금융시장이 요동치면서 이번 회담에서 단기적 해결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메르켈 총리는 그러나 유로본드 발행 등을 통한 유로존 내 위기국의 부채 공동 부담에 반대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하원에 출석해 “동일한 금리를 적용해 유로본드 발행을 강행하는 것은 이미 시장이 겪은 실수를 다시 범하는 것”이라며 “(일부국가의 채무가) 처음부터 실패하도록 짜여졌고 지금까지의 조치는 눈속임에 지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재정위기 해결을 위한 쉽고 빠른 마술이나 결정타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일 집권우파연정 내 소수정당인 자유민주당(FDP) 행사에 참석해 유로본드 발행과 관련 “내가 살아있는 한은 안 된다”라는 강경 발언을 내놔 주목을 끌었다.
메르켈 총리는 이날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과도 만났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양국 정상은 유로안정화기구(ESM)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직접매입 등에 대한 주요 현안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EU 정상회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컸던 만큼 이번에도 해결책이 도출되지 못한다면 증시와 채권시장이 다시 한번 출렁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표적 비관론자인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블룸버그 TV와 가진 회견에서 독일을 비롯한 유로존 회원국의 신뢰가 깨졌다면서 “정상들의 회동에서 돌파구가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회담이 난항을 겪어 이틀로 부족하다면 다음날 새벽까지 회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