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현재 경기 흐름이 나쁘지는 않지만 경기 회복세가 미약하고 대외여건에 따른 하방위험이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하반기에는 고용 개선과 물가 오름세 둔화 등으로 내수가 회복되고 수출도 점차 나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기획재정부가 28일‘2012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위험’과‘성장기대’가 공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외 여건이 불안하지만 고용과 물가, 내수, 수출 등이 상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을 종전의 3.7%에서 3.3%로 내려잡았다.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여건 악화로 본격 회복이 지연된 탓으로 IMF(3.3%)나, OECD(3.3%) 등 국제기구와 대내외 시장의 성장전망과 궤를 같이했다.
성장률을 낮춘 배경에 대해 최상목 기획재정부 경제정책국장은 “작년 4분기 성장률이 1%로 나빴고, 주요 국제기구의 세계경제 성장률 전망이 전반적으로 하향됐다”며“유로존 위기 등으로 경제의 모멘텀 시기가 지연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성장률 하향 수정 전망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아직까지 ‘상저하고’의 기대감은 남겨놨다.
이런 흐름을 예상하는 건 고용과 물가 등의 경제지표가 양호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고용은 서비스업과 상용직을 중심으로 높은 고용 개선세가 지속되면서 당초 전망(28만명) 보다 높은 연간 40만명 증가가 점쳐진다.
지난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물가 역시 유가 등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세 둔화, 물가억제 정책 등으로 연간 2.8% 상승을 전망하고 있다. 수출 둔화로 상품수지 흑자가 축소되겠지만 여행수지 등 서비스수지가 개선돼 연간 180억달러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정부의 성장 전망과는 달리 민간경제연구소나 해외IB(투자은행)들의 성장 전망은 상대적으로 비관적이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3.0%의 수치를 내놨다. 당초 3.6%에서 0.6%p나 낮췄다. 유로존 위기가 수출 중심의 우리 경제에 직격탄이 될 것이란 게 이유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확산될 것이라는 단서 아래 국내외 기관 가운데 가장 낮은 연간 2.4%로 하락할 것이라고 봤고, 특히 하반기는 2.0%에 머물 것으로 예상했다.
유럽계 금융기관인 크레디트스위스가 3.4%에서 3.0%로, 바클레이스 캐피털도 3.5%에서 3.0%, JP모간은 3.3%에서 2.9%로 하향 수정했다.
한편 정부는 성장전망률을 낮추는 대신 글로벌 위기에 대비해 추경을 배제한 채 기금과 공공투자액, 이월·불용 예산 등 총 8조5000억원의 돈을 시장에 풀기로 했다. 위기가 상시화·장기화로 진행됨에 따라 개별 불안 요인에 단기적으로 대응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재정부는 긴 호흡으로 경제 체질을 보강하는 체계적·구조적 대응의 일환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