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둔화 중국에서 꿋꿋하게 버티는 강소기업들 ‘
중국의 경기둔화가 지속되며 철수가 불가피한 국내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꿋꿋하게 버티고 있는 ‘대견한’ 중소기업들이 있다.
이들 기업은 변화하는 시장과 고객 니즈를 빨리 파악하고 그에 따른 의사결정과 실행력, 한국 시장에서의 저력 등을 활용해 까다로운 중국시장을 서서히 유혹하고 있다. 정부에서 시행하는 수출 활성화를 위한 지원 사업에도 적극 참여해 최대한 자금력도 확보하는 부지런함도 필수 요건이다.
이처럼 중국 시장 진출뿐 아니라 정착해 성공한 국내 중소기업들은 한국 제품의 위상을 높일 뿐 아니라 중국 시장에 대한 노하우도 공유하며 성공 사례를 하나 둘 만들어가고 있다.
중국진출 선배 기업들은 이렇게 조언한다. 시장성만 보고 무작정 뛰어들지 말고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 시장에 대한 철저하고도 세심한 분석이 전제돼야 한다고.
◇ 중국 진출 10년을 버티다 = 합성수지 직포대, 직물제 포대를 만드는 신일피엔에스는 2002년 국내 시장이 정체기를 보이자 곧바로 중국 시장으로 눈을 돌렸다. 회사측의 빠른 판단이 가능했던 것은 그 동안 꾸준히 중국시장에 대한 대비를 해왔기 때문이다.
신일피엔에스 관계자는 “중국 면적은 남한의 약 100배에 달할 정도로 거대하지만 주요 원부자재의 조달방법 및 품질수준 등이 상당히 세분화 돼 있다”며 “그에 따른 고객 니즈도 다양하고 복잡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한 신일피엔에스는 중국 원부자재의 품질수준의 불안정안 상황을 놓치지 않고 이를 틈새시장이라 여기며 공략했다. 공정에서 철저한 품질검사 시스템을 운영해 일정수준의 품질관리를 유지함으로써 중국 고객의 신뢰를 얻게 됐다.
그 결과 지난해 중국 매출은 약 33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약 45.8%에 해당되며 전년 대비 58% 증가한 수치다. 또 20년 전 매출 대비 70배 이상 성장한 결과다.
회사 관계자는 “회사 비전은 세계에서 최고 품질의 포장재를 생산하는 회사”라며 “고객이 요구하는 품질, 원가, 납기를 맞추기 위해 최선을 다한 것이 중국에서 버틸 수 있었던 힘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한국과 중국 법인 전체 매출목표는 800억원 이상”이라며 “강한 회사가 아닌 변화하는 회사로 살아남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 중국 진출의 답은 ‘철저한 현지화’= 화장품 제조업체 웰코스는 한·중 수교 이후 국내 제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질 당시였던 1996년 중국 천진에 진출했다. 주변 국가 판로개척뿐 아니라 화교시장 확장에도 유리한 점이 많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진출 당시 경험 부족에 따른 여러 가지 애로사항은 있었다. 수시로 변하는 중앙정부 정책과 높은 진입장벽으로 자금력이 딸리는 중소기업으로서는 더욱 어려운 시장이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자국 제품을 보호하려는 의지에 따른 화장품 수입규제도 강해지면서 상당한 인내심이 요구됐다.
모조품이 성행하는 중국 시장에서 웰코스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키는 ‘철저한 현지화’ 였다. 웰코스는 우선 문화적 거리낌이 없는 조선족을 고객으로 확보하며 시장을 선점해 나갔다. 또 중국의 지역·기후·특성 등을 고려해 지역별 맞춤형 대리점을 구축하고 본사와의 직거래 형식을 취하는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도입했다.
그 결과 고객 신뢰도가 높아짐에 따라 최근 몇 년간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매년 20% 이상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전체 해외 수출 대비 중국 의존도가 약 50%에 달한다.
회사 관계자는 “다양한 현지 상황 변화를 빠르게 인식하고 대응해 각종 OBM(고유 브랜드수출체제)/ODM(생산자설계공급 방식)등의 사업전개와 품질 및 가격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 “중국에서 더 비싸게 팔린다” = 영창뮤직은 지난 1991년 연간 피아노 프레임 4만6000대 생산규모의 주물 공장을 준공하며 본격적으로 중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어 1994년 연간 5만4000대 피아노 생산이 가능한 초대형 완제품 생산공장도 지었다.
중국 생산 시스템을 갖춘 영창뮤직은 꾸준히 중국 시장을 개척한 결과 현재 피아노 내수시장의 30%를 점유하고 있다. 이는 중국 전체 어쿠스틱 피아노 점유율 6위권, 수입브랜드 중에서는 일본 야마하에 이은 2위권 수준이다.
게다가 높은 인지도와 신뢰도에 따른 고급화 전략으로 피아노의 경우 국내보다 중국에서 약 40% 이상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일례로 웨버피아노 중국생산 모델의 경우 소비자가격이 3만9000위안(한화 약 700만원), 전량 한국생산인 알버트웨버 피아노는 6만 위안(한화 약1100만원)에 팔리고 있다. 고가 전략을 취한 결과 지난 2011년 웨버피아노 중국내 매출 비중은 전년 대비 7% 상승한 20%를 기록했다.
영창뮤직 경영기획팀 권성엽 부장은 “중국과 중동 등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북미지역 등에서도 영창피아노는 중고가 브랜드로 인식돼 국내보다 20~50% 가량 높은 가격으로 판매된다”며 “이는 국내 브랜드가 세계적으로 인정받으며 얻어지는 혜택을 국내 소비자가 누리고 있다고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 중국법인 매출 목표는 전년 대비 30% 상승한 340억원”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