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M&A에서 잇따라 실패를 경험했던 롯데그룹이 M&A 신중모드로 전환한다. 유럽발 경제위기가 장기화 할 것으로 보이자 신동빈 회장이 롯데의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한 것.
그간 롯데는 적극적인 M&A로 몸집을 불려왔다. 금융위기를 전후해 중국의 마크로와 타임즈를 인수하며 롯데마트의 덩치를 키웠고, 호남석유화학은 파키스탄 석유화학업체 타이탄을 인수하며 해외사업을 확장했다. 국내에서도 두산주류BG, AK글로벌, 바이더웨이, GS스퀘어및 GS마트, CS유통, 그랜드백화점 등 롯데의 M&A 행보는 거침없었다.
하지만 이번 비상경영체제를 계기로 롯데의 전략은 수정될 전망이다. 승자의 저주로 그룹 전체가 발목잡히는 것을 피해야 한다는 게 신 회장의 의지다.
이미 이같은 분위기는 여러 차례 감지됐다. 최근 롯데는 기존 유통사업과 시너지가 크고, 안정적인 캐시카우를 확보할 수 있는 하이마트 인수에 적극 뛰어 들었지만 경쟁사보다 낮은 입찰가격을 제시하며 인수에 실패했다.
지난해에도 롯데는 대한통운 인수 최종입찰 참여를 앞두고 돌연 포기했다. 지난 2010년에는 글로벌 사업 확장을 위해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하려 했지만 포스코보다 2000억원 가량 낮은 가격을 써내며 씁쓸한 뒷모습만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