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규제로 인해 매출에 큰 타격을 받은 대형마트가 결국에는 ‘가격 인상’이라는 카드를 들고 나왔다. 올해 초부터 물가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물가잡기’에 앞장섰지만 더 이상 손해를 보면서 팔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 가격을 낮췄던 주요 생활필수품의 가격을 원상복귀 시키기로 결정했다. 일부 제품의 경우 가격인상을 단행할 방침이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는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파격적인 가격에 내놓겠다며 한우 1등급 등심(100g)가격을 4900원으로 유지했지만, 이달 1일부터 5900원으로 20.4% 인상했다. 또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롯데칠성음료의‘칠성사이다’, 남양유업의‘드빈치 치즈’등 16개 품목의 가격을 동결했지만 이달부터 칠성사이다와 다빈치 치즈 등 일부 품목에 대해 가격을 인상할 방침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생필품 생산업체에서 더 이상은 (가격인상 압박을) 못 견딘다고 요청해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었다”며 “아직 인상률과 인상시기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다”고 설명했다.
롯데마트도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3개월 동안 최고 50% 할인된 값에 판매하던 생필품 50종의 가격을 지난 1일부로 인상했다. 삼양의 수타면(5입)은 그동안 2220원에 판매됐지만 이달부터 25.2% 인상된 2780원에 판다. 애경의 ‘2080 청은차 치약(130gx3개)’은 3750원이던 게 100% 올라 7500원에 판매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3월 초에 6월까지 진행하겠다는 50% 할인 행사가 끝났기 때문에 7월1일부터 원래 가격대로 올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로 인해 매출에 타격을 받은 대형마트가 가격할인을 지속하기에는 많은 부담이 작용했고, 생필품 생산업체도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 주요 품목에 대해 가격을 인상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