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4대강에 설 땅 잃은 축산농가

입력 2012-07-03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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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진 사회생활부 기자

지난해 구제역 홍역과 미국, EU, 콜롬비아 등과의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축산농가들이 이번엔 환경부가 최근 입법예고했던 ‘가축분뇨법’에 발목이 잡혀 울상이다.

이 법안의 주요 쟁점은 우리나라 축산농가 중 45%에 해당하는 시설이 무허가 시설이라는 것이다. 또 이 시설들은 정화시설을 갖추지 않아 4대강 유역 수질을 오염시키는 주범이라고 환경부 측은 주장했다.

환경부는 4대강 유역의 수질개선을 명분으로 무허가 축산 시설을 폐쇄한다는 강경책을 밀어부치고 있다.

축산 농가들은 현실을 외면한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축산업 도입 초기 농가에서는 비 가림 시설 등의 설치가 불가피했다. 하지만 당시 축사 시설관련 사업들이 시범적으로 운영됐고 담당 공무원들이 바뀌고 이 과정에서 허가를 못 받은 농가들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환경부도 인정을 했다. 환경부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축산시설 설립 허가를 내릴 때 과정상 문제가 있었다는 점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무허가시설 폐쇄는 축산업이 발달하면서 얽혀온 행정상 문제를 먼저 풀어야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만 환경부는 막무가내로 무허가 시설을 무조건 없애는데 혈안이 높아져 있다.

축산농가들이 무허가 축사도 법적으로 인정해주는 양성화 방안을 해결 카드로 꺼내들었는데도 환경부는 꿈쩍도 않고 있다.

축산농가 측은 또 정화시설 등을 이유로 무허가 시설을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은 억지라고 반박했다. 낙농육우협회 관계자는 “축사에서 토양으로 배출돼 자연 정화되는 퇴액비는 88%에 이르고 (수질관련)정화방류 비율은 10%에 그친다. 이를 가지고 정화방류의 허술한 관리로 4대강 수질이 오염되고 있다는 환경부의 주장은 억지다”라고 밝혔다.

환경부는 생업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는 처지에 놓인 농민의 마음을 헤아려 주무부처인 농림수산식품부와 좀 더 신중한 해결책을 모색하는 지혜가 필요한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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