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 히어로]기륭이앤이, 베트남에 셋톱박스 대량 수출…"성장 안정궤도 올랐다"

입력 2012-07-04 10:39 수정 2012-07-0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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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깊은 노사갈등 이젠 옛말…5년 적자 탈출 작년 흑자전환, 올 매출액 400억 이상 예상

기륭이앤이(옛 기륭전자)는 지난 2010년 최동열 대표가 취임한 이후 작지만 큰 변화를 겪었다. 2005년부터 6년이 넘도록 파업과 시위에 시달리던 회사를 취임 반 년 만에 대화와 타협을 통해 노사화합을 이뤄냈다. 특히 5년 여 간 매출이 곤두박질치며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지난해 흑자기업으로 돌려놨다. 올해는 베트남 국영방송사 VTC(VTC Multimedia Corporation, 디지털방송 도입을 위해 베트남 정통부(MIC)가 직접 추천한 정통부산하 국영방송국)와 3084억원에 달하는 소위 ‘대박’이라 불리는 초대형 수출계약을 수주했다. 셋톱박스 사업뿐만 아니라 국가의 핵심 미디어사업을 수주했다는 점은 장기적 관점에서 향후 10년을 내다보고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근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셋톱박스는 최동열 대표가 기륭이앤이를 인수하기 이전부터 해오던 사업이지만 지난해까지 성적표는 초라하다. 그나마 일본과 국내에 일부 공급을 진행했을 뿐 기대하던 중국과 유럽향 셋톱박스의 공급이 지연되는 등 제몫을 못하면서 예상했던 매출의 절반도 달성하지 못했다. 특히 우수한 연구진을 영입하면서 해마다 매출의 20% 이상을 연구개발에 투자한 결과물 치고는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실적이다.

▲최동열 기륭이앤이 대표
셋톱박스 사업의 전화점은 베트남의 ‘IT선진화 및 디지털방송 도입 선언’. 기륭이앤이는 최근 베트남 VTC로부터 6년간 434만대 3084억원 규모의 셋톱박스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계약은 초기 셋톱박스를 기륭이 생산하고 향후 베트남 현지에서 SKD(Semi Knock Down) 반제품을 조립할 수 있도록 일부 기술이전 및 생산 노하우를 지원한다. 이를 통해 베트남에서 완제품을 생산해 주변국가로 수출하는 부분까지 고려한 계약이다. 특히 VTC에서는 라오스와 캄보디아 등 주변국가에 자국의 셋톱박스를 공급키로 하는 협의를 진행중에 있어 이들 국가에서도 공급계약이 성사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륭이앤이는 중장기적으로 셋톱박스 공급에 따른 매출 및 영업이익을 극대화 하고 베트남 정부는 자국의 셋톱박스 브랜드 확보와 함께 생산기술 도입으로 국가경쟁력을 확보하는 등 상호 ‘윈윈(win-win)’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이번 계약은 올해 11만대(약 76억원)를 시작으로 2013년에는 40만대, 2014년에는 55만대 등 2017년까지 총 434만대(약 3084억원)를 공급키로 하는 장기계약이다. 셋톱박스사업 이외에도 베트남 디지털 방송시스템 도입을 위한 설비 및 방송디지털화 사업을 VTC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기 때문에 하반기 매출에 대한 긍정적인 변수가 작용할 전망이다.

▲기륭이앤이는 지난해 매출 200억원, 영업이익 10억원으로 흑자전환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두배이상 상승된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사진은 서울시 동작구에 위치한 기륭이앤이 본사.(사진제공=기륭이앤이)
기륭이앤이는 지난해 200억원의 매출에 따른 10억원의 영업이익으로 흑자전환했으며 올해는 이보다 두배이상 상승된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 특히 셋톱박스 사업뿐만 아니라 HD라디오, 가습기 OEM 등 다양한 사업의 활성화로 하반기 매출규모가 눈에 띄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디지털방송 전환에 따른 내수용 셋톱박스 시장이 열리고 일본향 DtoA박스를 비롯 중국의 레드레이와 유럽향 셋톱박스 등이 본격화되기 때문이다. HD라디오는 꾸준히 성장세에 있으며 가습기는 이달중 1만대가 출하된다. 또한 중국향 레드레이 셋톱박스는 내달부터 시제품이 공급되기 때문에 이들 물량이 본격화되면 기륭이앤이의 디지털가전 전성시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기륭이앤이는 최근 1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회사측은 조달 자금을 하반기 공급예정인 중국과 베트남 수출용 셋톱박스 자재구입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증권가에서는 기륭이앤이의 베트남 셋톱박스 공급계약 시점이 시리우스 위성라디오를 처음 공급할 당시 상황과 흡사하다며 과거 매출 1800억원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어 올해 변화될 기륭이앤이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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