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대형저축은행들에게 별도 내부 통제 시스템 구축을 통해 내부감사를 강화할 방침이다.
5일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통합전산망이 구축돼 90여개의 저축은행에 가입을 유도하고 있지만 대형저축은행의 경우 이미 독자적 전산망이 구축돼 있다”며 “기존의 전산망을 버리고 통합전산망을 가입하라고 강요할 수 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밝혔다. 1999년 완성된 통합 전산망에는 현재 93개 저축은행 가운데 현대스위스, HK 등 대형 저축은행을 제외한 중소형 63개사만 가입한 상태다. 부산솔로몬, 토마토2 등 영업정지 된 저축은행의 자회사도 미가입 상태다.
따라서 금감원은 현대스위스, HK, 동부 등 이미 독자적 전산망을 갖춘 저축은행들에게 통합전산망 가입을 강요하지 않는대신 별도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도록 요구할 예정이다.
내부통제 시스템은 전산 조작이나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감사자가 상시로 감독을 나서는 방식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금감원이 통합전산망을 강화하겠다고 나선것은 최근 부실저축은행들이 고객들의 내부정보가 들어있는 전산망을 이용해 전산 및 회계장부를 조작한 혐의가 잇따라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로써 금감원과 대형 저축은행간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는 통합전산망 가입문제는 일단락 지을 것으로 보인다. 금감원이 통합전산망을 무리하게 대형저축은행들의 반발을 살 수도 있다는 점에서 대안점을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형 저축은행 관계자는 “독자 전산망을 만들기까지 수년간 200~250억원 비용을 들였다. 각 사에 맞춰서 만든 시스템을 어떻게 폐기처분할 수 있느냐”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현재 통합전산망 가입을 요구하자 이미 독자 전산망을 갖춘 몇개 대형사 빼고 대부분 가입의사를 표명했다”며 “어떤 형태로든 저축은행들의 전산망 감시를 소홀히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