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중앙은행들이 일제히 경기부양에 나섰지만 ‘약발’은 제한적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를 시작으로 최근 2~3주에 걸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움직였지만 경기 침체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중국 인민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영란은행은 5일(현지시간) 금리인하와 추가 국채매입 등 동시 다발적으로 경기부양책을 내놨다.
인민은행은 6일부터 기준금리인 1년 만기 예금금리는 종전보다 0.25%포인트 인하한 3%로, 대출금리는 0.31%포인트 내린 6%로 각각 적용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로써 한달새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하한 셈이 됐다.
ECB는 기준금리를 0.75%로 0.25%포인트 내렸다. 사상 최저 수준이다.
ECB는 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시중 은행의 예금금리를 기존 0.25%에서 ‘제로’로, 최저 대출금리는 1.75%에서 1.50%로 각각 내렸다.
이는 역내 은행들의 대출을 장려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영란은행은 기준금리를 현행 0.5%로 동결하는 대신 양적완화 규모를 500억파운드(약 88조원) 확대했다.
영란은행의 자산 매입 프로그램 규모는 3750억파운드에 이르게 됐다.
덴마크 중앙은행도 기준금리를 0.45%에서 사상 최저치인 0.20%로 내려 글로벌 금리인하 행진에 동참했다.
ABN암로은행의 닉 쿠니스 거시경제 연구 책임자는 “중앙은행들이 세계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경기 후퇴 조짐을 잡기 위해 국제적인 협조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중앙은행들이 다시 뭉쳤지만 시장의 불안은 여전했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가 이날 기자회견에서 “유럽의 경기하강 리스크가 현실화하고 있다”고 우려한데다 예상을 뛰어넘는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오지 않은 실망감이 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일보다 0.36%, S&P500 지수는 0.47% 각각 떨어졌고 나스닥 지수는 강보합세를 나타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일 대비 0.16% 하락한 256.93으로 마감했다.
외환시장과 채권시장도 흔들렸다.
유로·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1.2364달러로 지난달 1일 이후 한 달 만에 최저치를 보였다.
스페인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일보다 37bp(bp=0.01%) 오른 6.78%로 일주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차기 뇌관’ 이탈리아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5.98%로 전일 대비 21bp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