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 상반기 결산]국민 사랑 품고…손가락질 받고…

입력 2012-07-06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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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Best and Worst

2012년 임진년의 절반이 지났다. 60년 만에 한 번 돌아온다는 ‘흑룡의 해’로 알려지면서 좋은 일만 가득할 것이라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언제나 그러했듯 연예계는 사건 사고로 얼룩지며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 여러 스타들의 성추문 사건은 팬들의 공황상태에 빠지게 만들며 큰 충격을 줬다. 미스코리아 출신 한성주의 전 남자친구 감금 및 폭행 사건과 더불어 확인되지 않은 동영상이 온라인을 떠돌았다. 가장 최근에는 그룹 룰라 출신의 고영욱도 미성년자 간음 혐의로 경찰에 입건돼 파문을 일으켰다. 사건이 공개된 뒤 고영욱이 과거 방송에서 보여 준 부적절한 언행까지 네티즌들의 입방아에 올랐다.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 K3’ 출신의 미국인 크리스 고라이트리의 성폭행 의혹 파문도 한 때 그를 사랑한 팬들을 곤욕스럽게 만들었다. 그는 여러 언론을 통해 자신의 무혐의를 주장했지만 이해할 수 없는 해명만 늘어놓으며 네티즌들의 집중포화를 맞았다.

이밖에 여러 스타들의 사건과 사고 및 사망 소식 등이 들려왔다. 하지만 안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영화계와 방송계 그리고 가요계는 그 어느 때보다 호황을 누리며 ‘제2의 르네상스’ 시대를 열었다.

상반기 호황 전선의 포문은 영화계가 열었다. 올해 초 개봉한 ‘부러진 화살’은 당초 주목조차 받지 못한 영화였다. 국내 영화계에선 낯선 법정 장르, 무거운 주제와 스토리, 그리고 잊혀진 감독이었던 ‘노장’ 정지영의 연출 등 무엇 하나 영화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은 요소가 없었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뒤 이 같은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배우들의 열연과 예상 밖의 잔재미로 인한 논란의 ‘석궁 사건’이 재조명됐다. 순제작비 5억원의 초저예산 영화는 250억 원의 메가톤급 대박을 터트렸다. ‘부러진 화살’의 흥행을 시작으로 무려 12주간 한국 영화가 박스오피스 1위를 장식하는 기현상을 낳았다. 그것도 극장가 최대 비수기인 2월과 3월에 말이다.

▲올 상반기 안방극장은 드라마 '해품달'이 지배했다. 수요일과 목요일 저녁이면 '해품달' 시청을 위해 길거리가 한산할 정도였다. 그 인기의 중심에 배우 김수현이 있었다.
안방극장의 열기는 더욱 뜨거웠다. 사극 ‘해를 품은 달’이 방송가 전체를 장악하다시피 했다. 최고 시청률 42.2%를 기록하며 신드롬 현상으로 이어졌다. ‘해품달’로 불린 이 드라마가 방송하는 수요일과 목요일 밤이면 길거리에 사람이 없을 정도다. 오죽하면 시내 노점상들이 “해품달은 언제 끝나냐”며 볼멘소리를 했다는 일화도 들려왔다. 드라마에 출연한 배우들의 스타덤은 불을 보듯 뻔 한 결과였다. 아역 7인방의 연기도 대중들의 시선을 끌었지만, 성인 배역을 맡은 김수현-한가인-정일우 3인방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듯 했다.

이 같은 인기는 막대한 수익으로도 엿볼 수 있다. 20부작의 광고는 방송 초반 완판을 기록했다. 회당 광고 수익이 3억 8000만 원 대로 조사됐다. 20부 기준 75억 5000만원에 달한다. 본 방송 뿐만 아니라 재방송 광고 판매도 90%에 달했다. 상반기 방송가는 ‘해품달’로 시작해 ‘해품달’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상반기 가요계는 몇 년째 지배력을 행사 중인 ‘걸 그룹 천하’가 더욱 단단히 굳어졌다. ‘지존’ 소녀시대와 ‘한류 걸그룹’ 핵심 카라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지만, 여러 고수급 걸그룹들이 앞다퉈 컴백을 선언하며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포미닛과 씨스타의 섹시 콘셉트 맞대결, 에프엑스와 원더걸스의 음원 싸움은 팬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이런 가운데 ‘슈퍼스타 K3’ 준우승팀 ‘버스커버스커’의 두드러진 활약은 걸 그룹 일색의 가요계에 균형을 맞춰주는 호재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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