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 중국 인민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삼성전자의 분기사상 최대 실적 등에도 증시가 부진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리인하로는 증시가 상승세로 돌아서기 어렵다며 글로벌 경기회복 여부가 증시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주 증시의 가장 큰 뉴스는 역시 중국의 기습적 금리인하였다. 인민은행은 지난 5일 1년 만기 예금금리를 0.25%포인트, 대출금리를 0.31%포인트 내렸다. 이는 지난달 8일 기준금리를 3년6개월 만에 낮춘 데 이어 한 달 만이다. ECB도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낮춰 유로존 출범 이후 최저 수준인 0.75%까지 기준금리를 낮췄다.
보통 금리인하는 경기부양책으로 인식돼 증시에 호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6일 코스피지수는 1%가까이 하락 마감했다. 금리인하로 중국의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감이 더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기준금리 인하가 이번 주 발표될 경제성장률(GDP) 등 경제지표가 부진하기 때문이라는 불안감이 커졌다.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본격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오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박희운 KTB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이 금리를 인하하면서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감보다는 다음 주에 나올 2분기 GDP 등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 가을 정권의 이양을 앞두고 있는 중국에서 다음 정권을 위해 재정정책 등 경기부양책을 남겨 둬야하는데다 급박할 정도로 경기가 나쁜 것도 아니기 때문에 가을까지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나오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중국의 6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월 50.4보다 0.2포인트 낮아진 50.2로 지난해 11월의 49.0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때문에 오늘 13일 발표되는 중국의 2분기 GDP가 경제 성장 목표의 하한선인 8%를 밑돌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지난 주말 발표된 미국의 지표도 그리 좋지 않았다. 신규 고용이 8만명 늘어나는 데 그쳐 시장 예상치였던 9만~10만명을 크게 밑돌았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미 글로벌 금리가 낮은 상황에서 금리를 더 내린다고 증시에 큰 효과는 없을 것이다.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본질적 원인은 경기둔화에 있다”고 말했다.
이 센터장은 “경기가 회복되기를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다. 당분간은 코스피지수가 1800~1900사이의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며 “4분기 중반은 돼야 증시의 상승세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