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 홍보실이 농협중앙회로 사실상 흡수됐다. 이를 놓고 농협 안팎에서는 신동규 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손발을 묶기 위한 포석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9일 농협 관계자에 따르면 빠르면 이번주 중 농협금융지주와 농협은행의 홍보실의 인원이 축소돼 농협중앙회로 통폐합된다.
이에 따라 별도의 사무실이였던 지주사와 은행의 홍보실도 농협중앙회 홍보실로 들어가게 됐다. 홍보관련 재정 또한 중앙회가 총괄하게 돼 농협금융의 독자적인 홍보는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홍보실의 역할이 사실상 신경분리 전으로 돌아가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신동규 회장은 “홍보관련 재정이 은행과 중앙회, 금융지주 쪽에서 독자적으로 돌아가다보니 비효율적인 면이 많았던 것 같다”며 중앙회의 결정에 동의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농협 안밖에서는 신경분리의 취지를 어기면서까지 중앙회가 농협금융과 은행의 홍보를 사실상 통제하는 것은 신 회장의 손발을 묶고 사실상 농협금융을 통제하겠다는 의도라고 해석하고 있다.
갓 출범한 농협금융과 농협은행의 홍보실을 단순히 재정적인 이유만으로 100일을 조금 넘긴 시점에서 사실상 회귀시키는 것은 농협금융만의 독자행보를 우려한 중앙회의 의도라는 해석이다.
농협중앙회가 방만경영을 이유로 지난 2일 농협은행의 13개 본부 36개 부서를 9개 본부 36개 부서로 줄인 바 있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불과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서 재정상의 이유로 금융지주 홍보인력의 조직개편만을 재차 단행, 사실상 중앙회의 휘하로 복귀시키는 것은 장기적인 안목보다는 ‘농협금융 손보기’라는 중앙회의 의도가 깊이 개입됐다는 분석이다.
한 농협 관계자는“앞서 예정됐던 7월 비정기 인사 조차 중앙회의 결정으로 더불어 중단되면서 신 회장 주변에는 자신의 뜻이 아닌 농협인사만 포진해있는 형국”이라고 밝혔다. 뜻에 맞은 인사를 뽑지 못한 상황에서 농협금융만의 독자적인 언로마저 통제하므로써 농협금융과 신 회장의 독자행보를 막고 사실상‘농협금융 위의 중앙회’라는 옥상옥 구조를 견고하게 만들겠다는 속셈이라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농협금융의 한 관계자는“지금은 홍보지만 중앙회가 이후 어떤 행보를 보일지 불안하다”면서“결국 농협금융이 중앙회의 사실상 지배하에 놓이면서 어렵게 출범한 신경분리가 허울로만 남을까 두렵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어렵게 시작한 신경분리가 이같이 중앙회 통제으로 나가기 시작하면 나중에 다시 독자성을 찾기에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